ICAO, 항로개설 논의 방북
인천FIR~평양FIR연결 제안
경인일보 이메일로 알려와
북한 영공 안전 통과가 '쟁점'


북한과 남한의 영공을 잇는 새로운 하늘길을 열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남과 북을 잇는 항로 개설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 중이다.

ICAO는 8일 경인일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 애런 미시라 국장, 스티븐 크미러 공중항법 국장 등이 북한을 방문해 항로 개설과 관련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국토교통부도 지난 2월 ICAO로부터 북한의 항로 개설 요청을 전달받고, 이와 관련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북한은 서해를 통과하는 항로를 새로 개설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CAO는 이메일을 통해 해당 항로에 대해 '인천FIR(비행정보구역, 인천FIR은 남한 공역)과 평양FIR(북한 공역)을 통과하는 새로운 하나의 항로(a new ATS route)'라고 표현했다.

이미 동해에 평양FIR를 통과하는 국제항로가 존재한다는 점과 육지를 지나는 항로 개설에 제약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신규 개설 희망 항로는 서해에 위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교부는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측은 ICAO에 평양 FIR과 인천 FIR을 연결하는 제3국과의 국제항로 개설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항로 개설 허가와 관련해 가장 큰 쟁점은 항공기가 북한 영공을 안전하게 통과하는 것을 담보할 수 있는지다. ICAO는 이번 방북에서 예고 없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는 것을 중단한다는 약속 등을 받아 항로의 안전성을 우선 확보할 계획이다.

ICAO는 이메일을 통해 이번 논의 내용 중 항행과 안전 문제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만약 안전 등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된 뒤 신규 남북 항로가 개설될 경우 한국 국적기가 북한 공역을 통과하는 동해 항로도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해 항로의 경우 현재 러시아 국적기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 국적기의 경우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북한 공역을 통과하지 않고 있다.

서해와 동해로 북한 공역을 통과하는 항로가 개설되면 인천공항과 미주, 유럽을 연결하는 항공노선의 혼잡 문제도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항공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