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야생영장류 학자 명성
한정된 자원 지혜롭게 사용 '교훈'
'멸종동물 마스코트' 정부 비판도
제384회 새얼아침대화가 9일 오전 7시 한국 최초의 야생 영장류 학자로 꼽히는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을 강사로 초청해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생태적 상생과 상상력-인류의 마지막 프론티어'란 주제로 강연한 김산하 사무국장은 10여 년 전 인도네시아 자바의 국립공원 밀림에서 2년 동안 긴팔원숭이를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
그는 이 연구로 야생 영장류 관련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산하 사무국장은 긴팔원숭이가 아침마다 암수가 같이 합창하듯 내는 소리를 영락없이 흉내 내 이른 시간에 나오느라 정신이 몽롱할 수도 있는 300여 명의 좌중을 웃겼다.
그는 긴팔원숭이의 생태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인간들이 실천해야 할 3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한정된 자원을 지혜롭게 사용할 것, 둘째 자원의 순환과 합치되는 섭생을 할 것, 셋째 다양성을 바탕으로, 다양성의 일부인 삶을 살 것 등 3가지의 인간 삶의 방식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다.
긴팔원숭이는 한 곳에서 머물며 먹이를 먹더라도 절대로 닥치는 대로 모조리 다 먹는 법이 없다고 한다. 나중을 위해 남겨 놓는다고 했다.
또 긴팔원숭이가 의도적으로 높은 곳에서 먹이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나무 아래로 흘리는 열매들이 다른 여러 생물 종에 새로운 먹이가 되는 순환 과정을 거치게 하는 매개가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씨앗이나 꽃가루 등을 날라주는 여럿 중의 하나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밀림에서 긴팔원숭이의 생태는 그야말로 주변 환경과의 공존이 핵심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그럼 우리 인간은 어떤가. 김산하 사무국장은 특히 우리 한국인들의 경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환경과 관련해 최악의 행동을 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여름이면 공원 여기저기에 달린 전기 살충기에 날벌레들이 죽어가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으면서 '자연'을 이야기한다든지, 잔디를 너무 바짝 깎거나, 가로수의 가지들을 모조리 잘라낸다든지, 수족관에 수산물을 물건을 적재하듯이 몰아서 넣는다든지 하는 것들이 자연 감수성에 너무나도 크게 반한다는 거였다.
김산하 사무국장은 대한민국 정부를 향해서도 한마디 했다.
지난 평창겨울올림픽의 마스코트를 호랑이와 반달가슴곰으로 삼았는데, 마스코트를 만들면서 자국에서 멸종된 동물로 한 경우는 이번 평창올림픽이 세계에서 처음이었다면서 한국 정부의 겉치레 정책을 꼬집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