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을 수십 년간 무단 점유해온 '불법 배드민턴장'이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인천월미공원사업소는 남구 승학산 일대에 있는 관교공원(53만4천㎡) 내 불법 배드민턴장 4곳을 모두 철거했다고 10일 밝혔다.

관교공원에는 중앙배드민턴장(660㎡), 관교배드민턴장(550㎡), 금천배드민턴장(450㎡), 승학배드민턴장(630㎡)이 지난 30여 년간 불법으로 설치돼 있었다.

일부 배드민턴 동호회들이 산·공원 중턱에 가설건축물을 세워 천막을 친 후 실내 배드민턴장처럼 운영해오면서다. 불법 건축물이다 보니 녹지를 훼손하고 산림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동호회 회원들이 배드민턴장 내에서 취사를 하거나 전기를 사용하면서 산불 위험성도 컸다.

이 때문에 일반 등산객이나 시민들의 민원도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그러나 행정 기관이 원상복구 명령을 할 때마다 배드민턴장 사용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사업소는 그간 수차례 산림 원상복구 계고장을 보내고 배드민턴장을 철거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사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올 초에도 사업소가 원상복구 계고장을 발송하자 배드민턴 동호회는 '철거를 유보해달라'는 집단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사업소는 이들의 탄원서를 검토해 관교공원 주차장 인근에 합법적인 배드민턴장을 설치하기로 합의하고 불법 배드민턴장을 모두 철거했다. 철거를 마친 후에는 해송 등 나무를 심어 산림을 복원했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불법 배드민턴장을 계속해 철거하고 훼손된 산림을 복원해나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다른 사업소나 구에서도 수십 년간 일부 동호회가 점유한 불법 배드민턴장을 철거하고 있다"며 "불법 배드민턴장을 철거해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