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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연 욱일기 논란. /영화 '버닝' 스틸 이미지

배우 스티븐 연이 욱일기 관련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사과했지만, 해당 사과문을 삭제하며 더욱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2차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스티븐 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어와 한국어로 된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공개된 한국어 사과문에 따르면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고 스티븐 연은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영어 사과문은 한국어 사과문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했다. 이는 앞서 올린 영어, 한국어 '1차 사과문'의 내용이 달라서, 곤욕을 치렀던 것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1차 한국어 사과문에서 그는 "최근 내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다. 나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나 역시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반면 영어 1차 사과문에서는 "나는 내가 태어난 나라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우리 역사 속 고통스런 순간을 상기시키는 이미지를 묵인하지 않는다. 최근 동료의 어릴 적 사진에 부주의한 실수를 했다. 이 상징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던 것.

다른 내용의 사과문에 대해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스티븐 연은 해당 사과문을 삭제했다. 이어 '전 세계 전범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는 서경덕 교수도 SNS를 통해 일침을 가했다.

서 교수는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이라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티븐 연, 욱일기 사태 진심으로 반성하세요"라고 지적했다.

한편 '욱일기 논란'은 스티븐 연이 최근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메이햄'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시작됐다. 조 린치 감독이 자신이 어린 시절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게재했는데 스티븐 연이 이 사진에 '좋아요'라고 누른 것.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상징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에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붙여 형상화 한, 현 일본 자위대의 군기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제 세력이 군기로 쓰며 악명을 떨쳤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욱일기를 금기시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