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석릉과 주변 고분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설립 후 첫 발굴 조사로 강화 석릉 주변의 옛 무덤 10여 기를 조사한다. 사진은 강화 석릉을 항공촬영으로 찍은 모습으로 주변에 고분 109기가 분포돼 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강화로 천도당시 주민들 문화상
피장자-석릉의 관계 밝힐 계획
국립강화문화재연, 개토제 열어
7월까지 진행… 10월 특별전 공개


고려 21대 왕인 희종(熙宗·재위 1204~1211)의 무덤인 사적 369호 강화 석릉(江華 碩陵) 주변의 발굴 조사가 시작됐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14일 강화 석릉 주변 고분군 개토제(開土祭)를 열었다. 개토제에 앞서 지난 2~4월 강화 지역 고분군 분포 현황 조사를 해 모두 25개소 283기의 고분에 대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측량을 마쳤다.

석릉 주변에 옛 무덤 109기가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10여기에 대한 조사를 오는 7월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희종은 고려 20대 왕인 신종(神宗·재위 1197~1204)의 첫째 아들로 1204년 왕위에 올랐다. 무신 정권의 핵심 인물인 최충헌을 제거하려다 실패, 1211년 강화 교동으로 쫓겨났다.

1237년 57세의 나이로 죽은 뒤 석릉에 묻혔다. 석릉은 현재 강화군 양도면 길정리 산 182번지 일대, 진강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석릉 주변에 고려시대 귀족 무덤으로 추정되는 돌방무덤 다수가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01년 강화 석릉 발굴 조사를 벌여 석인상, 능비, 표석 등의 석물을 확인했다.

또 청자와 금속류 등 유물 400여점을 출토했다. 지난해 설립된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첫 발굴 조사 지역으로 석릉 주변을 선택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석릉 주변에 매장된 피장자의 신분 조사를 벌인다. 또 이들 무덤과 강화 석릉과의 관계를 조사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한 뒤 수도 역할을 한 강도(江都) 시기(1232~1270년)의 문화상을 밝힐 계획이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그동안 강화 지역의 발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10월 예정된 고려 건국 1100 특별전 '고려 왕릉전 : 고려 강화에 잠들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동안 미진한 강화 지역 문화 유산을 조사·연구해 강화도 지역의 문화 유산을 널리 알리고 공유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