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유치 역대 후보들 모두 실패
이제는 시선을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옮기고
인큐베이터·방송사업 겸하는 방법 선택해야

비지상파방송으로는 케이블방송, IPTV, 위성방송이 있다. 케이블방송에는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 티브로드, 딜라이브, CMB, 현대HCN가 운영하는 각 지역 케이블방송 외에도 개별 케이블방송, 즉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존재한다. IPTV는 3대 통신사가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하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를 말한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 상공 3만6천km에 떠 있는 올레1호 위성을 통해 콘텐츠를 전송한다. IPTV와 위성방송은 지역방송이 없다. 각 지역의 지상파방송과 케이블방송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IPTV와 위성방송은 전국구 국회의원인 셈이다.
부산을 살펴보자. 대표적 지상파방송으로 KBS부산방송총국과 부산MBC가 있다. 부산·경남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지역민방 KNN도 존재감을 뽐낸다. 부산CBS, febc부산극동방송, CPBC부산가톨릭평화방송, BBS부산불교방송, wbs부산원음방송 등 종교방송과 TBN부산교통방송, 부산영어방송과 같은 특수방송도 지상파방송군에 속한다. 케이블방송으로는 티브로드, CJ헬로, 현대 HCN 계열의 8개사가 있다. 대구와 광주의 방송생태계도 이와 비슷하다. 대전 역시 일부 종교방송 지역국만 없을 뿐 대동소이하다.
이런 도시들과 비교하자면 인천은 열악하다 못해 애처로운 수준이다. 지상파방송은 고작 두 곳, 경인방송iFM과 TBN경인교통방송 뿐이다. 지상파 지역민방TV는 허가조건과는 달리 인천을 벗어난 경기도 부천시에 연주소(演奏所)를 두고 있다. 그 공백을 케이블방송인 CJ헬로 북인천방송, 티브로드 남동·새롬·서해방송 등 MSO 계열사 4개와 개별SO 남인천방송이 메우고 있다. KBS인천방송총국과 인천MBC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역대 인천시장들이 공약이나 정책과제로 밀어붙여봤으나 모두 실패했다. 서울과 '같은 하늘'을 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리적으로나 경영측면으로나 설립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인구 300만을 넘어서도 불가(不可)의 이유만큼은 불변이다.
그 '이유'와 '답변'만을 탓할 계제(階梯)는 아니라고 본다. 저쪽의 논리에도 타당성이 있다. 엄정하게 따지면 이쪽의 대응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잘 모르면서 목소리만 높였거나, 정치적 셈법에만 관심이 있었거나, 탁상공론만 거듭한 결과다. 지금이라도 관점과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첫째, 시선을 플랫폼(platform)에서 콘텐츠(contents)로 옮겨야 한다. 방송과 미디어환경은 빛의 속도로 바뀌는데 지상파방송국 유치나 이전에만 매달렸다간 '죽었다 깨어나도' 답을 찾지 못한다. 둘째, 인천시가 인큐베이터(incubator)가 되어야 한다. 앉아서 기다려봐야 감은 떨어지지 않는다. 까마귀가 따먹거나 그 자리서 말라비틀어질 뿐이다. 순수한 인큐베이터로만 기능하는 방법과 인큐베이터와 방송사업자의 역할을 겸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셋째,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지역영상콘텐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가 재원의 합리적이고 효율적 배분, 제작역량의 발굴과 지원, 하드웨어의 구축과 활용, 최적의 플랫폼 확보와 같은 일련의 프로세스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새로 갖추거나 통합해서 운영한다면 '열 방송국 부럽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선출된 시장의 결연한 의지와 약속이 또다시 '수포(水泡)'와 '공약(空約)'이 되는 나쁜 반복의 사례를 하나쯤 없애야하지 않겠는가.
/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