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의 한 화학약품 제조공장에서 인체에 유해해 위험물로 분류된 화학물질이 다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사고 사실을 환경부와 지자체는 물론 소방서에조차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할당국은 2차 피해를 우려, 조사를 진행 중이다.

15일 포천시와 포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낮 12시께 군내면 용정리의 화학약품을 제조하는 D사에서 부틸아크릴레이트가 누출됐다.

포천소방서는 부틸아크릴레이트 용액을 저장하고 있던 총 6기의 탱크 중 2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로 인해 탱크가 녹아 약 100ℓ의 용액이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업체는 누출 용액의 냉각을 위해 다량의 물을 살포한 것으로 드러나 시는 이 과정에서 사용된 물이 우수관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로 누출된 부틸아크릴레이트는 페인트와 가죽·섬유마감, 접착제 등에 사용되며 사람이 흡입·섭취할 경우 간과 신장의 혼탁종창을 유발하고 중증호흡곤란, 비심방성 폐부종과 간질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로 분류된 화학물질이다.

이 같은 위험물의 누출사고 발생 시 해당 업체는 즉시 관할당국에 신고해야 하지만 그 어떤 관련 기관에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즉시 용액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둑을 쌓아 차단하면서 물을 뿌려 냉각시켜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적다"며 "자체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관할 당국에 즉시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현장 출동 당시 실시한 임시 검사에서는 큰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우수관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현재 사고 원인 및 사고 직후 업체의 대응 방식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포천/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