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공항 당국, 과도한 물품 대책
'상업성 수하물, 반입 금지' 요구
혼잡 해소·쓰레기 감소등 긍정적
한국 관련업계는 '매출타격' 우려
국적 항공사들이 한국에서 대량 구매한 면세품을 홍콩으로 가지고 가는 따이공(代工·보따리상)의 물품 운송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홍콩공항 당국이 과도한 면세품 운송으로 공항 혼잡 등 문제가 발생하자 '상업성 수하물의 홍콩공항 반입을 전면 금지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말부터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홍콩으로 가는 여객기의 상업성 수하물 운송을 전면 중단했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일시적으로 인천-홍콩 노선 여객기에는 따이공의 물품을 실어주지 않았다.
따이공은 한국에서 대량으로 면세품을 구매한다. 이들은 인천공항에서 인도받은 면세품의 포장을 제거한 뒤 상자에 재포장한다.
이런 방식으로 부피를 줄인 면세품을 여객기에 '초과수하물'로 실어 홍콩으로 가지고 갔었다. 홍콩에서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다 보니 '시내면세점 구매-인천공항 인도-홍콩공항-중국 내 목적지'가 따이공의 주요 면세품 운송 경로다.
홍콩공항의 반입 금지 조치 전에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홍콩행 여객기에 면세품 상자가 많이 실렸다. 따이공 1명당 수십 상자, 많게는 100개에 달하는 상자를 인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가져간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홍콩공항 내 수하물 수취대 등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고, 다른 여객의 불편이 커지자 홍콩공항 당국은 따이공 물품 운송을 금지해 달라고 항공사에 요구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는 "따이공 1인당 상자 개수 제한을 둬 여객기에 실어주다가 홍콩공항의 공식적인 요구가 있어 지금은 상업성 수하물 운송을 전면 중단했다"고 말했다.
따이공의 주요 물품 운송 경로가 막힌 것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인천공항 내에서 따이공들의 무분별한 재포장 행위(3월28일자 1면 보도)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로 인해 인도장 혼잡은 물론 면세점 미인도 사태 발생, 항공기 출발 지연, 하루 4~5t에 달하는 쓰레기 발생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따이공 매출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면세업계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아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홍콩으로 대량의 면세품을 운송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업계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면서도 "면세업계가 따이공에 의존하는 현재 매출 구조를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