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교류·왕릉사진전 등도 계획
지리적으로 민족 동질성 회복 역할

인천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남북역사학자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역사학자 간 학술교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학술교류는 고려왕조의 수도였던 강화군과 개성시를 대상으로 할 전망이다. 그동안 인천시가 벌인 남북교류협력사업은 식량 지원, 양궁·축구 등 스포츠 지원, 의료 시설 설립 등에 관한 기금 지원에만 머물렀다.
인천시의 학술 교류 시도가 '고려'를 매개로 한 남북 교류 기회를 선도적으로 마련하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시는 개성 고려박물관과 강화역사박물관의 유물 교류전을 추진하고, 강화와 개성에 흩어져 있는 고려왕릉을 주제로 강화·개성 순회 사진전도 추진할 방침이다.
고려왕릉 사진전은 강화 소재 고려왕릉 4기, 개성 소재 고려왕릉 14기를 대상으로 한 남북 순회 사진전으로, 시민들에게 '고려'라는 남북 공동의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거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
강화도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가 강화군에 속한 교동도는 한국전쟁 이전까지 황해도 연백군의 경제권에 속해 있어 북쪽과의 경제·문화적 동질성이 유지돼 왔다.
이 때문에 통일 후에도 민족 동질성 회복과 화해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시는 인천연구원을 통해 통일 전후 강화도 지역에 대한 '강화도 지역 자산을 활용한 통일기반 조성사업 발굴과 내실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오는 8월 연구 결과에 따라 통일부에 정책도 제안할 계획이다.
개성역사유적지구를 연계한 강화도 연구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14년에는 개성 만월대 현장에서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소속 남북 연구진이 공동발굴조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중단됐다.
만월대는 440년간 고려의 황궁이 있던 개성의 옛 궁궐터로 고려 말 홍건적의 난 때 불에 타 없어졌다. 남북 학술 교류가 진행되면 북한의 연구진이 강화를 방문해 몽고의 침입으로 훼손된 고려궁궐 복원 사업 등도 함께할 수가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