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반납한 연간 매출 8천억~9천억 원 규모의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에 대한 입찰 참가 등록이 23일 종료된다.

이번 입찰에는 대형 면세사업자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롯데면세점에 대한 페널티 논란 등 변수가 많아 각 업체가 제시한 입찰가격만으로는 쉽사리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향수·화장품·탑승동 전 품목, 6천91㎡)과 DF5(피혁·패션, 1천814㎡) 사업권에 대해 23일 오후 4시까지 입찰 참가 등록 신청을 받는다. 24일에는 가격 입찰을 진행한다.

공항공사와 면세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번 입찰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 등 면세업계 '빅3'뿐만 아니라 두타면세점과 세계 1위 면세사업자인 스위스 듀프리 등이 강력한 참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나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번 입찰은 각 면세사업자의 사업능력(60%)과 입찰가격(40%)을 종합 평가한 합산점수의 고득점 순에 따라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천공항공사가 평가를 거쳐 복수사업자를 선정하면 관세청이 최종 낙찰자를 결정한다. 이번 입찰에는 여러 변수가 많아 최종 선정 시까지 면세사업권을 따낼 업체를 예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사업권을 반납한 사례가 있는 업체에 적용되는 '페널티'다. 앞서 공항공사가 제시한 사업제안서 평가 항목의 '경영상태·운영실적' 분야(배점 전체 100점 중 15점)에는 '출국장 면세점 사업 수행의 신뢰성'이 포함돼 있다.

공사는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가 다시 이번 입찰에 참여하면 이를 근거로 감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2016년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한 경험이 있는 신세계가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경우도 감점을 하는데, 롯데에 비해서는 패널티 수준이 낮을 것이라고 했다. 공사 관계자는 "구체적 패널티 점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적지는 않다"고 했다.

시티플러스 등 중소·중견면세사업자를 중심으로는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특정사업자가 인천공항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를 갖게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 특정 사업자가 복수의 사업권을 낙찰받을 수 있도록 '중복낙찰'을 허용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는 "시내나 인터넷 면세점 등을 통해 면세품을 사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에 사업권이 있다고 독점적인 지위를 갖기는 어렵다고 본다. 독과점 지위를 갖고 불공정행위를 하는지는 사후에 판단할 부분이지 먼저 나서서 입찰 참가 제한을 둘 수는 없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