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후보 4인방 '당선되게 해 주세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유정복,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후보가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2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흥륜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합장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文 정부 국정운영과 정상회담 등
높은 정국관심 선거로 안 이어져
"정당 보고 투표" "나랑 상관없어"
부동층이 당락 좌우할 가능성 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나라 안팎 현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지만 정작 이런 정국 관심이 지방선거 분위기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3주 앞둔 22일, 경인일보가 인천 지역 주요 전통시장과 버스터미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돌며 민심을 파악한 결과 여야 인천시장 후보가 누군지, 심지어 올해 지방선거가 치러지는지 조차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정국 관심이 지방으로 이어지지 않는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지방선거 무관심 속 부동층 표심이 선거 당락을 좌우하는 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안정적으로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죠. 근데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누구죠?"

22일 오전 인천종합터미널 앞 도로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택시기사 윤종한(65)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남북 정상회담 분석, 다음 달 진행될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까지 현 정국 상황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지방선거 얘기를 꺼내기 전에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물었더니 정치평론가 뺨치는 수준의 입담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작 지방선거에 관해 묻자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윤씨는 "솔직히 지방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할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정당으로만 보자면 여당이 나은 것 같은데 인천시장 후보는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씨 옆에 있던 동료 택시기사 김기원(56)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며 "현 인천시장이 선거에 나온 것은 알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 이름은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이번 지방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신기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안상흠(34)씨는 "여기 있으면 정치인들 많이 온다. 얼마 전 유정복 시장도 왔다 갔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로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구청장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같은 시장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하고 있는 김원경(74)씨도 "몇 명 명함을 주고 가기는 했는데 지금 나온 사람들(출마 후보자)이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그냥 능력이나 경력이 제대로 된 사람이 후보자로 나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방선거 자체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시민들도 있었다.

남구 학익동에서 만난 박미경(여·51)씨는 "시장이 누가 되든 내 삶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거에서 누가 되든 상관없고 귀찮게 선거 홍보 문자 좀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퉁명스럽게 '지방선거 비관론'을 펼쳤다.

동구에 사는 김현태(45)씨는 "다음 달이 지방선거인지 몰랐고 별로 관심도 없다"며 "그냥 내가 사는 동네가 범죄 없이 조용하고 안전하게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 정국 상황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었다.

동구에 사는 조은경(여·28)씨는 "남북정상회담이라든지 일자리 정책 등은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런 이슈가 지방선거로 꼭 연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크게 와 닿지도 않는다"고 했다.

/김명호·김민재·윤설아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