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영문학자이자 수필집 '인연'으로 유명한 수필가 피천득(1910∼2007)의 생일과 기일을 맞아 '인연'과 유일한 시집이 개정판(민음사)으로 나왔다.

지난 1996년 초판 출간 이후 꾸준히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인연'은 스테디셀러로, 시에 비견될 만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장들로 한국 수필 문학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킨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번 개정판에는 기존 원고 외에 중국 상하이 유학 시절 편지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글인 '기다리는 편지'와 한여름 밤길 위에 선 나그네 풍경을 한 편 서사시처럼 그려낸 '여름밤의 나그네' 두 편을 추가했다.

또 자신이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인연'을 꼽는 박준 시인의 발문과 고(故)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피천득과 나눈 우정을 쓴 추모 글 '생활이 곧 수필 같았던 선생님'도 추가됐다.

이어 시집 '창밖은 오월인데'는 종전에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피천득 유일한 시집을 제목을 바꾸고 새롭게 편집해 펴냈다.

출판사 관계자는 "(제목 변경 이유에 대해)피천득 문학의 핵심 사상이라 할 수 있는 '생명'이 가장 잘 드러난 이미지가 오월이고, 그와 같은 오월의 청신함이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창밖은 오월인데'라는 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판에는 참여 시 성격이 강한 '불을 질러라'와 초창기 동물을 모티프로 쓴 '양' 등 시 7편을 새로 추가했다.

/이상훈 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