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정의 성패여부를 두고 이재명·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연정의 주체였던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연정 때문에 싸우지 않았다는 남경필 후보의 말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후보가 도의회 민주당에 연정을 처음 제안했을 당시 민주당 수석부대표였던 오완석 의원은 23일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경필 후보가 출마선언 등에서 말한 것처럼 '연정으로 싸우지 않았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정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도의회 전반기에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로 다투다 사상 최초로 준예산을 편성했고, 후반기에는 도의회가 편성한 연정예산 2천억원을 도가 부동의하는 사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은 오완석 도의원 혼자 했지만, 회견문은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김현삼 의원과 공동명의로 냈다. 오 의원은 "연정으로 많은 일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정 기간에도 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연정을 시작단계에서 함께 주도했던 한 사람으로서 남경필 후보는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을 하기 위해 연정을 한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며 "탈무드에 따르면 내 것도 내 것이고 네 것도 내것이라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일컫는다. 연정은 그런 모습이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정은 도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취지와 성과를 널리 홍보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과정을 왜곡하는 것은 연정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남경필 후보는 거짓말을 사과하고 좀더 솔직하게 도민들에게 다가가길 기대한다"고 남경필 후보의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남경필 후보가 민선 6기에 도의회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복지' 예산안을 제소했던 것을 거론하며 "남경필 후보가 했던 연정은 '가짜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경필 후보 측 김우식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경기도 연정은 문재인 대통령도 찬사를 보낸 상생과 통합의 길이다. 항상 갈등과 분열만 일으켜 온 인식 수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억지주장으로 연정을 폄하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 측 백종덕 대변인도 "이재명 캠프는 남경필 후보의 연정 전체를 부정한 적 없다. 남경필 후보가 우리 논평을 제대로 읽어보긴 한 건지 의문"이라며 "연정에는 성과가 있었지만 우리가 지적한 것은 필요할 때만 연정을 찾고 아닐 때는 독주하며 연정의 지속가능성을 흔들었던 '남경필식 가짜연정'의 이중성"이라고 즉각 반박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