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선수 2명이 인천 원정 숙소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천남동경찰서는 성폭행 혐의로 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28), 투수 조상우(24) 선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새벽 남동구 간석동의 한 호텔에서 같은 호텔에 머물던 여성 1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호텔은 넥센 구단이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를 치르는 동안 머무는 숙소다. 넥센은 22일부터 인천에서 SK 와이번스와 주중 3연전을 치르고 있다.
23일 오전 5시 21분, 피해 여성의 친구로부터 '친구가 술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후 두 선수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오늘은 경기가 있어 가기 어렵다. 추후 경찰서에 출석하겠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부터 피해 여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선수는 피해 여성과는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고 신고자인 피해 여성의 친구와는 평소 알던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여성은 이들과 전날 밤부터 함께 술을 마셨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두 선수에게 차례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의 주장대로라면 두 선수에게는 준강간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프로야구 선수의 성 비위 문제가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넥센 히어로즈 팬 금모(26)씨는 "어린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겠다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모범적인 행동은커녕 음주, 성문제로 매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 보여주기식 조치가 아닌 강력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날 두 선수에 대한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일종의 직무 정지 성격의 이 처분을 받으면 훈련이나 경기 등 일체의 구단 활동에 참여할 수 없고 보수도 받을 수 없다.
넥센 구단도 두 선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은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마땅한 징계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