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종중이 역할을 해야 한다. 종중문제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학교 건립이 중단됐다는 오명은 받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기 광주지역 최대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오포읍 '(가칭)신현초교 설립'에 대해 종중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월 23일 신현초교 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A종중의 총회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종중이 지역 현안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현초교는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780-1번지 일원에 조성예정인 학교로, 인근 광명초교의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신설이 추진돼 왔다.

지난 2015년 1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최종 설립이 확정됐으며, 지난해 3월 개교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지조성 단계에서 종중 내 문제로 답보상태가 이어지며, 오늘에 이르렀다.

당초 부지조성은 오포읍 신현1지구 개발을 추진 중인 8개 건설사가 학교 부지를 매입해 교육지원청에 넘겨줄 예정이었지만 종중 내분 등으로 10여년째 소유권 이전이 지연되며 표류하고 있다.

해당 건설사들은 초교 설립을 목적으로 사업부지 내 종중 땅을 지난 2006년 계약했고, 토지매매대금까지 납입한 후 소유권 이전절차만 남겨 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종중 내 법적 대표자를 놓고 공방이 계속되며 10년 넘도록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학교설립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교육부 심사효력 기간(3년)까지 올 연말 종료를 앞두고 있고, 올해 착공하지 못하면 다시 심사를 받아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다급해진 관할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을 비롯, 광주시청은 대책회의를 갖는 등 대안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종중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 기관 관계자들은 "다음 달 진행되는 종중 총회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서 정리되지 않는다면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한 토지 강제수용이라도 진행해 오는 2020년 신현초 개교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