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700억원대 가상화폐 사기사건(2017년 12월 21일자 22면 보도)을 저지른 가상화폐 채굴대행업체 '마이닝맥스'의 계열사 전 대표가 투자금 46억7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마이닝맥스의 계열사 전 대표 A(39)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2일부터 같은 해 9월 4일까지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마이닝맥스의 한 계열사 투자금 46억7천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마이닝맥스 계열사 대표로 근무하면서 가상화폐 채굴기 1천300여 대의 구매 대금을 관리했다. 이후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채굴기가 설치되지 않아 가상화폐를 채굴할 수 없게 되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직접 사들여 투자자들에게 분배할 목적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닝맥스는 11개 계열사를 거느린 미국법인으로, 2016년 9월부터 가상화폐 '이더리움' 채굴기를 구입하면 채굴을 대행해주고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채굴기는 어려운 수식을 풀어 가상화폐를 획득해주는 고성능 컴퓨터를 일컫는다. 마이닝맥스는 투자자가 1대당 200만~400만원에 채굴기를 사면 이더리움 채굴을 대행·관리해주겠다고 홍보했는데,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한 투자자가 1만8천여 명에 달했다.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총 2천700억원이다. 하지만 마이닝맥스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가상화폐로 제때 환전받지 못했다.

결국 마이닝맥스 임직원들은 투자자들의 고소로 지난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 마이닝맥스의 계열사 임직원 7명과 최상위 투자자 11명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해외로 도주한 미국 국적의 한국인 회장 B(55)씨 등 마이닝맥스 임원들은 인터폴에 수배 중이다. 마이닝맥스 사기사건 관련 법원의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연루자에 대한 판결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