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막말 등 인기 밑바닥
"지원 유세, 오히려 마이너스"
일부 빨간색 점퍼 색깔도 바꿔
"솔직히 우리지역에 오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인천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소속 A 후보는 "홍준표 당대표가 지원 유세를 오면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이같이 토로했다.
최근 당에서 홍준표 대표의 '인천 유세지역'을 검토하면서 A 후보 측에 선거운동 일정 등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A 후보 출마지역은 인천에서도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이지만, 당대표의 인기가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홍 대표가 최근 남북관계 관련 부정적이고 강경한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막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게 영향이 크다고 한다.
A 후보는 "홍 대표에 대해 질책하는 주민을 현장에서 많이 만난다"며 "특히 남북관계와 밀접한 인천에는 오지 않는 게 선거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출마자들 가운데는 A 후보와 같은 생각을 하는 후보가 상당수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조차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특히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인천시의원에 출마한 한국당 소속 B 후보는 "경쟁 후보 쪽에서 홍 대표가 오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조롱까지 듣는다"며 "솔직히 같이 사진 찍는 것도 꺼려진다"고 했다.
한국당의 정당 색깔인 빨간색 점퍼 대신 하얀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에 나선 한국당 후보도 눈에 띈다.
인천시의원 선거에 나선 C 후보는 "지지도가 낮은 당이 핸디캡이라며 인물론을 강조하는 한국당 후보가 많다"며 "하얀색 점퍼를 입은 후보는 해당 당협위원장이 체크해 선거 후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