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낮은 배번으로 분류돼 왔던 '나'번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기초의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광역단체장 후보는 물론 경기도당 역시 이들의 당선을 위해 후방 지원을 벌이고 있다.

7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시·군의원 등 기초의원 선거는 선거구당 2~4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1번, 2번 등을 부여받는 도의원과 달리 기초의원 출마자는 1-나, 2-나 등의 배번을 붙여 복수 이상의 후보자를 낼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서 87명, 자유한국당 40명, 바른미래당 1명이 나·다번 후보로 선거에 나섰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후보와 나머지 후보들을 같은 당으로 선택하는 이른바 '줄투표' 성향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각 당의 나·다번을 받는 후보들은 가번 후보에 비해 당선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 정설처럼 굳어졌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가번 후보의 당선율은 93%에 달했지만, 나번의 당선율은 4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6·13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출마자를 중심으로 나번 후보자가 대거 당선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이 70%가 넘는 국정수행 지지도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의 당 지지율도 50%를 웃돌아 '대세'를 타고 민주당 나번 후보들이 상당수 기초의회에 진출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왕시의원 공천을 받은 윤미근 후보가 가번을 다른 후보에게 양보하거나, 각각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맡았던 수원시 김진관 후보, 오산시 장인수 후보가 나번으로 출마하는 등 이례적인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당도 지난달 30일 본선거 개시에 맞춰 나번을 응원한다는 의미의 '나벤져스'를 발족, 전폭적인 지지에 나섰다.

나벤져스 출범식에서 박광온 도당위원장은 "'나'라다운 나라와, 나·다번 후보들을 위해 아낌 없이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기정·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