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빅딜 NO" 독자생존 고군분투
입력 2002-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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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에 들어갔다.
하이닉스 메모리부문 매각이 이사회의 부결로 무산된 이후 매각반대 선봉에 섰던 하이닉스 노조는 물론 임원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각종 데이터를 제시하며 독자생존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정부와 채권단에 계속 부각시키는 한편 국가 기간산업의 하나인 하이닉스를 헐값에 팔아서는 안된다는 대국민 홍보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재정주간사로 도이체방크와 모건스탠리가 선정되면서 조기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임원 30%를 감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독자회생의 길을 모색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역 단체와 노조가 보는 부실원인과 매각반대이유
지난 99년 강제적으로 이뤄진 정부의 빅딜정책이후 하이닉스의 재정과 경영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것이 지역 경제단체나 노조의 주장이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 삼성·도시바등 전세계 반도체 업체가 다 어려웠는 데도 불구하고 유독 하이닉스만이 문제가 된 것은 양사의 부채가 합쳐지면서 과대해졌다는 것이 이유다.
정상영 노조위원장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 나면서 영업이익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기 보다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3년만기 회사채를 대량 발행했고 이것이 또 다시 부채로 이어져 회복할 방법이 없었다”며 “실패한 정책으로 어렵게 된 회사를 매각이라는 극약처방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또 다른 잘못에 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뿐아니라 지역 경제인 등의 매각 반대는 하이닉스가 경쟁력이 있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노총 여주·이천지부 김영철 의장은 “하이닉스의 올 1/4분기 영업실적은 분명히 호전되고 있었고, 비수기를 지나면 회생가능성은 높다”며 “수치뿐 아니라 시설과 연구진 등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지역 경제는 물론이고 국가경제에 막대한 불이익을 가져다 줄게 뻔한 해외매각으로 정부가 계속 추진하려는 의도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올 1/4분기 영업이익은 1천450억원, 경상이익은 360억원을 달성했다.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을 위한 노력
지난 4월30일 열린 주주이사회에서 독자회생을 위한 한가닥 희망을 보였다. 채권단이 승인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협상 양해각서(MOU)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부결시킨 것이다.
재정주간사로 선정된 도이체방크와 모건스탠리의 실사와 구조조정등 아직 문제해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하이닉스는 채권단에 '독자생존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어 임원의 구조조정 등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를 내놓았으며 이에 앞서 반도체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분리 매각·아웃소싱·분사 등을 통해 무게를 줄여 나갔다.
노조도 청주공장(구 LG반도체)은 99년 빅딜이후 3년동안, 이천공장(구 현대전자)은 96년부터 임금동결과 복지후생비 반납, 전사원 15일 무급휴가 등 회사살리기에 모두 나서고 있다.
정노조위원장은 “노조를 중심으로 전 직원이 하이닉스 살리기에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다”며 “비메모리분야를 매각해 메모리를 살리는 방안이 최선이며 투쟁의 큰 틀이다”고 말했다.
특히 임원과 노조는 자산가치 120억달러나 되는 회사를 외국에 헐값에 팔 것이 아니라 외국인수 기업에 지원할 자금중 절반이라도 하이닉스에 운영자금으로 지원, 독자생존할 수 있도록 정부와 채권단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임직원 등 하이닉스 전직원 모두가 독자회생을 위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겠다고 대출을 얻어 우리 사주를 매입한터라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에 걸린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직원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역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하이닉스가 외국기업에 매각되면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 사표를 제출한 이들에게는 독자생존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모든 희생을 감내한다는 각오다.
◆ 하이닉스반도체문제 장기화 여파
정부와 채권단이 하이닉스의 자체 회생을 위한 지원보다는 매각에 더 힘을 실어주면서 하이닉스 문제가 장기화,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어 지역경제가 극도로 침체되고 있다.
이천시 부발읍 아미리 하이닉스 앞 상가는 손님이 없어 점포 주인이 한 달이 멀다하고 바뀌고 있다.
직원 봉급을 제때 못주는 업주, 가게 임차금 조차 몇 개월씩 밀리는 세입자등 하이닉스 앞은 물론 이천시내에서 소비성 사업을 하는 업주들 대부분이 장사가 안돼 현금이 돌지 않고 있다.
또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파산하거나 파산 직전에 놓인 지역 경제인들이 이천을 떠나고 또는 다른 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지만 하이닉스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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