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의원 사퇴 촉구' 진화 불구
박남춘, 유 후보 사퇴 거론 맹공세
여야 후보·정당·시민사회단체 가세
정의원, 윤리위 회의직전 자진 탈당

자유한국당 정태옥 국회의원(대구 북구갑)의 인천 비하 발언이 6·13 지방선거 막바지 인천지역 민심을 뒤흔들고 있다. 같은 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정 의원의 정계 퇴출을 요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붙은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정복 후보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들이 인천에 대해 함부로 망언을 내뱉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정 의원은 인천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태옥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 목동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로 간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인천의 높은 이혼율과 실업률이 민선 6기 시장인 유정복 후보의 책임이라는 상대방 공격을 방어하려다 벌어진 일이었다.

뜻밖의 악재를 만난 유 후보는 8일부터 시작한 '철야유세'를 통해 민심 수습에 주력할 예정이다. 각 구청장과 시·구의원 후보들도 남은 이틀 동안 동요한 민심을 어떻게 누그러뜨리는지가 중요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정 의원의 발언이 '인천에 대한 한국당의 잘못된 역사 인식'이라 규정하고 유정복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인천의 자존심을 지키려면 한국당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유 후보의 후보직 사퇴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한국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 의원의 발언에 직접 거론된 중구·남구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 시·구의원 후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는 '이부망천'의 신조어가 만들어졌다"며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만이 우리 중구 남구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맹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정의당도 비난에 가세했고,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앞다투어 정 의원에 대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정태옥 의원은 10일 오후 8시께 열릴 예정이었던 윤리위원회 직전 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해 탈당 처리됐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