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태옥 탈당에도
기초의원에까지 거센 후폭풍

정태옥(대구 북구갑) 국회의원이 '인천 비하 발언'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했지만, 그 후폭풍이 인천지역 선거판을 휩쓸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에 출마한 한국당 후보들은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날벼락을 맞았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정태옥 의원이 지난 7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서울 목동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로 간다"며 직접 지목한 중구와 남구 지역 한국당 후보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구 쪽에 출마한 한국당 A 후보는 "이사 올 아파트조차 없을 정도로 열악한 중구 구도심을 살려야 한다고 말하진 못할망정 현장에서 고생하는 후보들을 상대 정당의 먹잇감으로 전락시켰다"며 "인물론을 앞세워 바닥 민심을 잡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성토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소속 현직 기초단체장인 B 후보도 "(여당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지지도를 1%씩 겨우 올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동안 현장을 뛰며 공들여 쌓은 탑이 정태옥 의원의 한 방에 무너졌다"고 했다.

정태옥 의원 논란은 기초의원 선거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천 서구의원에 출마한 C 후보는 "오늘(11일) 아침 경로당을 찾아갔더니 어르신들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얘기부터 꺼냈다"며 "인천에 잠깐 근무했던 공무원 출신 대구 국회의원이 인천 선거를 말아먹었다"고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다수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나 현수막을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으로 바꾸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의당 신길웅 연수구 1선거구(송도1·2·3동) 인천시의원 후보와 김흥섭 연수구의원 가선거구(송도1·2·3동) 후보는 "인천시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명예훼손죄로 정태옥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