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천FC U-18팀 한 학생의 학부모가 '아들이 감독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며 감독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부모 홍모씨는 12일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감독이 지난 2월 동계훈련 구단버스에서 아들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버스 입구 계단 구석으로 몰아세우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이후에도 K감독의 욕설이 계속돼 아들이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로 정신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K감독이 다른 학생들에게 아들이 오히려 잘못했다는 사실을 익명으로 제출하라고도 지시했다"고 하소연했다.

홍씨는 "지난해 12월 동계훈련 때는 학부모 최모씨가 '감독 수고비를 줘야 한다'며 20만원을 내라고 해 최씨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있다"며 "스포츠계의 해묵은 적폐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이날 기자회견으로 아들에게 '주홍글씨'가 따라다니겠지만 진실이 왜곡되는 걸 막기 위해 어떠한 피해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날 오정경찰서에 K감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홍씨는 앞서 2명의 학생도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에 부천FC1995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관리 감독책임이 있는 구단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홍군의 부모, 돈을 모금했다는 최씨, 학생 등을 상대로 자체조사를 하고 2차 피해 및 사건은폐 등을 막기 위해 해당 감독을 지난 7일자로 무기한 직무정지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감독이 욕설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버스 폭행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인사위를 열어 징계 여부, 수위 등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앞으로 공식 경기를 제외한 모든 훈련 및 연습 경기에 학부모 참관 및 체류를 일절 금지하고 금전 모금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