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초반부터 '촛불교육감' 내세워
도성훈 중심 88개 시민단체등 결집
보수 후보간 네거티브 공방 '내상'
인천에는 또다시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렸다. 첫 진보교육감을 내세웠으나 임기 중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하차한 전임자 때문에 인천시민들이 다시 진보교육감을 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진보성향 도성훈 후보가 57만789표(43.8%)를 얻어 고승의 후보(38만8천511표·29.8%)와 최순자 후보(34만4천717표·26.4%)를 꺾으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진보성향 후보 1명과 보수성향 후보 2명의 대결로 치러지면서 보수 분열이 이번에 진보교육감 탄생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4년 전 교육감 선거와 마찬가지로 분열한 보수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진영이 대결하며 진보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로 치러졌다.
특히 도성훈 당선자 측은 여론의 절대적 지지를 얻으면서 선거판을 일찌감치 장악해 온 더불어민주당의 이미지 덕도 봤다. 후보자를 비롯한 운동원들이 민주당의 상징색깔을 쓴 게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선거전 초반부터 진보 진영에서는 순발력 있게 단일화를 성사시키고 조직을 정비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단일화 논의만 거듭하다 결국 막판까지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진보 진영은 '촛불 교육감'을 만들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결집했고, 88개 시민단체와 5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켰다.
단일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 등 현재의 여권 지지세력을 흡수한 것도 일명 '깜깜이 선거'라 불리는 교육감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반면, 보수 진영은 단일화 논의에 시간과 체력을 낭비했다. 단일화 협상 불발 이후에는 상대 후보의 허점을 공격하는 등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펼치며 서로 입은 상처도 컸다.
몰락한 전통적 보수 야권이 사용한 비슷한 보수 프레임을 내건 것도 이번 선거의 패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가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국교육감 선거에서 14명이 진보, 보수 성향이 2명, 중도·보수 성향 1명이 당선됐다.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진보 시장에 진보 교육감 체제가 갖춰지게 됐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와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가 서로의 교육철학을 공유하면서 인천 전체의 교육의 질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