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멀리 보고 가겠다" 밝혀
4년 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
바다·하늘 나들목 지역특성 불구
인천특별시대 구분, 담쌓을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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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주 뒤면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가 취임한다.

박남춘 당선자가 내세우는 '새로운 인천'이 시작되는 거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다. 이전과는 달리 22%포인트가 넘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된 데다 문재인 정부와의 교감이 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자칫 높은 지지율에 취한 나머지 시민들의 기대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자는 선거 며칠 전인 지난 6월 8일 새얼아침대화 강연에서 "멀리 보고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100년을 내다보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거였다.

그동안 수많은 정치인들이 내뱉은 그 어떤 거창한 약속보다도 귀에 박히는 말이다. 멀리 봐야 멀리 갈 수가 있다.

박 당선자가 임기 4년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의 마음속에 커다란 선물을 안기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성과에 매달리지 않는 선물',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꼭 받고 싶은 선물이다.

박 당선자는 당장 '인수위원회' 인사부터가 난관이다. 인천시 공무원이나 각계 인사들은 인수위에 줄을 대기 위해 벌써 야단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언제든지 틀린 적이 없다. 그만큼 인사가 중요하다.

기자가 그동안 십수년 동안 인천시정을 옆에서 살피면서 느낀 바가 있는데, 바로 '전문가 위험성'이다.

온갖 데이터를 들이미는 전문가들의 언변에는 당할 도리가 없으나, 결과적으로 업무 성과에서는 인천에 짐이 되어 버린 경우가 허다했다.

어떤 사람을 쓰려거든 그 사람이 걸어온 길과 그로 인한 성과를 올바로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전문가 타이틀을 가진 위험한 전문가'들이 너무나 많다.

'인천특별시대', 선거기간 내내 박남춘 당선자가 치켜들었던 슬로건이다. 하지만 박 당선자는 인천을 특별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다른 도시와 구별 짓는 특별함보다는 다른 도시와 어울리는 인천을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지 않겠는가. 인천은 예로부터 나들목의 역할을 해왔다.

한반도 서해안의 중간지점에 있으니 자연스레 남북의 통로가 되었다. 바다로, 하늘로 하여 세계를 드나드는 창구가 된 지도 오래다.

그러나 인천은 분단선이 생겼을 때부터 반신불수가 되어야 했다. 인천이 본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벽을 쌓거나 차단하면 안 된다.

'평화로운 서해바다'는 벽을 없애는 첫 번째 사업으로 안성맞춤이다. 이처럼 남북의 벽도 허물어야 하겠지만 인접 도시들과의 담이 생겨서는 더더욱 안 된다. 그래야 인천이 번영할 수 있다.

경인일보는 박남춘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그의 '새로운 인천'이 나아가야 할 길을,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 각 분야별로 짚어볼 예정이다.

100년을 내다보겠다던 박 당선자의 얼마 전 약속처럼 호흡이 긴 인천시정을 기대한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