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 모두 차기 진보와 보수 진영의 잠룡이다. 이재명 당선자는 역대 경기지사 중 유일한 풀뿌리 정치인 출신으로, 이미 지방자치와 한국 정치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지방선거 이후 대선 블루칩으로 떠오른 건 자명한 사실이다. 비록 이번 선거에서 명암이 엇갈렸지만, 남경필 지사 역시 보수 혁신과 재건을 책임질 인사로 거론되면서 낙선 후에도 분주할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결과로 무게감이 달라지긴 했으나, 각 진영에서의 이들 위치는 과거와 별로 변함이 없어 보인다.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이 비단 이번만이 아닐 것이란 예감이 든다.
선거를 통해 두 사람 모두 과제와 교훈을 얻었다. 이재명 당선자는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거셌던 네거티브를 뚫고 도민의 선택을 받았다. 비방과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억울한 점도 있었겠지만, 맹목적 비판이 아닌 합리적 비판에 대한 대응은 좀 더 수용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도 들었다. 이재명 만이 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과 개혁을 위한 출발선에서, 그는 다시 한번 참을 인(忍)을 새겨야 한다. 그래야 그가 외쳤던 새로운 경기도가 완성되고, 이재명 당선자도 기대되는 정치인임과 동시에 신뢰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남경필 지사는 그동안 자신이 외쳐왔던 보수 개혁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 낙선을 아쉬워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좌우균형을 찾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그래야 아쉬운 일이 그나마 덜 생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