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선출된 광역·기초단체장등 787명
이들이 할 일은 OECD 삶의 질 조사에서
고생스럽게 살아가는 주민들 살피는 것

각 국가의 소득과 교육수준, 실업, 환경, 건강, 종교, 평균수명, 문자해독률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는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지표다. 소득, 직업, 공동체,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삶의 만족, 안전, 일과 생활의 균형 등으로 국가별 삶의 질을 평가한다. 이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만년 하위다. 36개국 가운데 2013년 27위, 2014년 25위, 2015년 27위에 머물렀다. 2개 국가가 늘어난 2016년도에도 28위, 지난해 역시 29위로 점점 더 주저앉고 있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작은 나라 부탄에서도 삶의 질 지수가 발표된다. '국민행복지수'다. 1인당 국민소득은 겨우 3천 달러에 불과하지만 국민의 97%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는, 세계 제1의 행복국가다. 유엔 자문기구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가 부탄의 이 행복지수에서 착안해 2012년부터 해마다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표하고 있다.
2018년 최신 보고서에선 핀란드가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15년 155개 국가 중 47위, 2016년 58위, 2017년 56위였고, 2018년엔 156개 국가 중 57위였다. 이 SDSN 지표를 기준으로 할 경우 부탄의 2015∼2017년 평균 순위가 97위라고 하니 뜻밖이다.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에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달 초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여론조사'다. 가족, 건강과 의료, 자녀양육과 교육, 주거환경, 일자리와 소득, 사회보장과 복지, 자연환경과 재난안전, 문화와 여가 등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를 8개 부문으로 나누어 삶의 만족도와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 응답자들의 거주지 비율을 보면 인천·경기가 30.3%로 가장 많았다.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가 6.2점으로 전국 평균 6.4점보다 낮다. ▲건강과 의료 6.6점 (평균 6.7점) ▲사회보장과 복지 5.5점 (〃 5.8점) ▲자녀양육과 교육 6.2점 (〃 6.4점) ▲일자리와 소득 5.6점 (〃 5.8점) ▲자연환경과 재난안전 5.6점 (〃 5.8점)으로 전국 평균치보다 낮았다. 삶의 걱정거리로는 ▲건강과 의료 (55.9%) ▲일자리와 소득 (52.6%) ▲사회보장과 복지 (31.1%) ▲자녀양육과 교육 (29.8%)을 꼽았다. 건강과 의료를 제외하곤 모두 전국 평균치를 웃돈다.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팍팍한 지 짐작케 하는 수치들이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응답자의 48.8%가 5년 뒤 자신의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선거가 끝났다. 인천·경기지역에서 2명의 광역단체장과 41명의 기초단체장, 179명의 광역의원과 565명의 기초의원이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들 787명의 선출직이 할 일이란 오로지 OECD 삶의 질 조사에서 만년 하위로 주저앉은 국가, 그 만년 하위 국가가 실시하는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조차 평균점 이하의 신산(辛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을 살피는 것이다. 깃발이 온통 파랗거나 띄엄띄엄 빨갛거나 상관없는 일이겠다. 덧붙여 '이부망천' 망언이나 '여배우' 스캔들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 입고 비위 상한 지역주민들을 위로하는 데에도 마음을 내어주길 바란다. 사건의 장본인이 아니더라도 그 책임은 이번 선거에서 선출된 이들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