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눈물을 보여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 경기장에서 F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전 전패를 기록하며 F조 최하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기를 종료하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 아쉬움이 남는 듯 쉽게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수비수 이용(전북현대)은 잔디 위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아쉬움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그라운드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국 축구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건 손흥민이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온 손흥민은 "제가 많이 미안하다. 초반에 찬스가 왔을때 공격수 입장에서 잘해줬어야 한다. 찬스가 왔을때 해결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손흥민이 아쉬움을 남긴 장면은 전반 22분이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이어 받은 손흥민은 짧은 드리블 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두 차례 수비수의 몸을 맞고 튕겨 나왔고 페널티 아크 바깥쪽으로 가져가서 다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39분에도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 등 끊임 없이 멕시코의 골망을 노렸지만 번번이 벗어났다. 추가 시간 3분이 경과한 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만회골을 넣었지만 추가골을 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4년전인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은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눈물을 보여 축구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었다.
손흥민은 "안 울려고 노력했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있고 위로해줘야 하는 위치라 내가 눈물을 보여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고 조금만 더 했다면 좋은 모습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죽기 살기로 해야한다"며 "16강 가고 못 가고 떠나서 마지막 경기에 선수들이 잘 임해주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독일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로스토프/강승호 특파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