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경인일보 5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1일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경인일보 DB

'생사람 잡는 SNS게시판' 경각심 일깨워
아이템기사 부족… 지역신문 특색 못살려
선거기사 분야별 여성관련 공약 분석 미흡


경인일보 5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1일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이민상(협성대 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허성수(부천원미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이재규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이민상 위원은 노송지대 훼손 보도와 관련해 "5월 10일자, 11일자, 15일자, 16일자, 17일자 1·3면에 보도됐고, 16일자 사설, 18일자 이슈&스토리, 30일자 1면 등 사설을 포함해 8차례나 연속 보도됐다. 경인일보에서 상세하게 노송지대가 훼손된 원인을 분석하고 당사자들을 수소문해 비리를 들춰냈다. 당시 법원 판결문까지 열람했다. 취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며 "경기도와 수원시도 일부 잘못된 부분을 인정했다. 검찰 수사 의지까지 이끌어냈다. 굉장히 고무적이다. 지역 사회의 비리를 고발했다는 점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호평했다.

허성수 위원은 익명 SNS 게시판의 명과 암 보도와 관련해 "5월 11일자 이슈&스토리를 통해 익명 SNS 게시판이 약자들의 호루라기가 되고 갑질의 비리를 고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장점을 집었다. 하지만 생사람을 잡는 단두대가 되는 등 논란도 함께 다뤄 익명 SNS 게시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허 위원은 정동영 의원의 '언론 상생법' 개정안 대표 발의 보도와 관련해 "정동영 의원이 포털사이트에서 지역 언론의 기사를 일정 비율 이상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지역 언론도 이를 지지해주는 액션이 필요해 보인다. 50대 이하의 독자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주로 뉴스를 접하는데 포털사이트는 전국지나 방송 위주로 기사가 노출돼 있어 경인일보 단독 보도 등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해당 법안이 발의돼 지역 언론의 기사가 의무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공론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은순 위원은 '국회 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보도와 관련해 "국회 내에서 성폭력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최초다. 유익하고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성폭력 가해자 중에는 국회의원도 있었다는 내용도 있었다. 미투가 검찰 내부에서 시작됐고 몇 개월이 지나 국회에서 실태조사가 진행돼 보도의 연속성이 있었다. 미투는 권력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는데 국민이 권력을 위임한 국회에서 이 같은 상황을 처음으로 점검해 의미 있었다. 국회 내에서 성인지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는 내용도 언급됐다. 이런 점검을 통해 미투 이후 변화된 사회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허성수 위원은 지방 선거와 관련해 "이번 달에는 선거 기사가 집중돼 지역 현안에 대한 기사가 비교적 적었다. 아이템 기사가 적어 지역 신문의 특색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선거 위주의 보도는 지양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은순 위원은 "선거 기사가 많았지만, 분야별로 살펴보면 시·군 단위로 여성 관련 공약을 예민하게 보도하거나 분석하는 내용은 미흡했다. 미투가 화제가 됐는데도 정치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지 못하는 것은 지금의 정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며 "5월 23일자 노인을 위한 일자리에 1천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대부분 봉사직이고 수익형은 20%도 안 된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노인과 청년의 경제가 어렵고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들었다. 선거 직전에 지역 주민들이 알아야 할 유익한 보도였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언론이 함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호 위원장은 경인일보 독자위원회 운영 중단과 관련해 "경인일보 독자위원회는 역사성을 갖고 보도의 공정성과 투명성 증진에 이바지해 왔다고 자부한다. 또 지역 언론과 독자와의 진지한 토론과 대화의 장이었다. 독자위원회 방식 말고도 뉴스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의견을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부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인일보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지역 정론지로서 미래지향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박은순 위원은 "독자위원회는 독자의 눈높이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안하면서 지역 언론과의 시너지 효과를 거둬 왔다. 독자들의 열린 모니터링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함께 공유한 역사성은 기록으로 남겨질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로 이 같은 대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여성, 노인, 청소년, 노동자 등은 경인일보가 지역 언론으로서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하는 계층들이다. 숨겨진 비리를 들춰내고 긍정적인 내용도 많이 보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