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고 싶어!"라고 외치기만
정부,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 정책
한시적 아닌 복합적 원인 잘 반영
다각도로 모색 지속적 추진돼야

올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5월 기준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청년 실업률뿐만 아니라 취업자 수 증가치도 낮았다. 정부가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함에도 취업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청년층의 경제활동 소외는 생계유지 곤란과 주거문제를 비롯한 줄줄이 부작용으로 이어져 한국경제 성장의 둔화를 낳는다. 지금은 계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따질 수도 없는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실업난이 단순히 일자리 수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중소기업 기피 현상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힌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청년실업문제와 함께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니트족과 캥거루족이다. 이것은 최근에 생겨난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1990년대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 처음 나타나 확산되면서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경기회복과 함께 고용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미국은 완전고용의 단계까지 왔다고 하고, 가까운 일본만 해도 올해 기업들이 고용난을 겪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3포 세대를 넘어 이제는 9포 세대라고 한다.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건강, 외모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런 힘든 세태를 보여주는 그림책이 있다. '선아(문인혜 글·그림/이야기꽃)'. 이 그림책 속의 선아는 취준생이다. 가진 것이 없는 선아는 생계유지를 위해 매일매일 숙소 문을 나선다. 이곳저곳 면접을 보고, 힘없이 굶주린 배를 안고 숙소로 돌아오는 날이 반복된다.
"졸업한 지가 꽤 됐네요. 그동안 뭘 했지요?, 결혼은…?"
세상은 참 많은 것을 취준생인 선아에게 묻는다.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 정답은 어디에 있는가? 취준생인 선아는 사회에서 정한 어떤 금지의 선을 넘어본 적도 없다. 올곧게 살아온 선아는 왜 불안해야 하는가. 취준생인 선아는 외친다. "살아남고 싶어!" "살아남고 싶어!"라고.
우리 사회는 늘어나고 있는 많은 '선아'를 어떻게 살려야 하는가.
정부는 특단의 한시적 대책과 구조적 대응을 병행해 청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위원회는 현재의 청년고용 위기를 '재난 수준'으로 판단하고 한시대책으로 취업청년의 소득·주거·자산형성, 고용증대기업 지원 강화 및 연 12만개 창업 유도, 지역 및 해외취업 등 새로운 취업 기회 창출, 군장병 교육훈련, 일학습병행제 도입 등 즉시취업 역량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조적 대응으로는 규제개혁 및 혁신성장 가속화 등 민간기업 일자리 창출 지원을 비롯하여 인적자본의 질적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체계 혁신과 노동시장 구조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시도들이 한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현재의 복합적인 원인을 잘 반영하여 다각도로 깊이 있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청년들도 본인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주체임을 잊지 않고 지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갖는 것도 필요하겠다.
부디 한 나라의 중심에 서 있는 많은 '선아'같은 청년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오늘이 되길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이다.
/최지혜 바람숲그림책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