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동해선만 진행 논의에 의정부 등 경기 북부 주민 실망감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 주민들은 신탄리역을 지나 철원 백마고지역까지 닿은 경원선 열차를 두고 '기적의 한 걸음'이라고 부른다.
백마고지역에 세워진 실향민의 편지함 '북녘하늘 우체통'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어서 오랜 세월 멈춰 섰던 연천 신탄리역으로부터 한 걸음 더 기적 같이 통일을 향해 내디뎠다"는 글이 적혀 있다.
북쪽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딘 철마는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장 한복판에 6년째 머무르고 있다.
남북이 가까워짐에 따라 경의선과 동해선 복원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한반도 정중앙을 관통하는 경원선 철로는 여전히 멈춰선 상태다.
3일 경기도와 연천군에 따르면 1910년 개통된 경원선은 현재 용산~청량리~도봉산~동두천~소요산~한탄강~연천~신탄리~백마고지 등 41개 역을 운행하고 있다.
2012년 백마고지역이 신규 개통한 데 이어 지난 정부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1.7㎞ 구간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5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올 초부터 통일부 등에서 사업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경원선 복원 사업은 남북의 판문점 회담에서는 물론 최근 열린 남북철도회담의 의제에서도 제외됐다.
경의선과 동해선만을 두고 진행되는 철도복원 논의에 경원선을 품은 의정부·양주·연천 등 경기 북부 주민들의 실망감은 크다.
특히 면적의 97.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인 연천 주민들은 남북의 군사적 긴장감이 가장 고조된 이곳에 철로를 놓는 것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양윤식 민주평통 연천군협의회 부회장은 "접경지역 주민들은 포 사격 소리를 자장가 삼아 살아온 사람들이다. 똑같은 국민인데 접경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개발의 혜택도, 마땅한 경제적 지원도 못 받아온 것이 우리"라면서 "그런데 지금도 경원선 복원공사 언급은 없고 경의선·동해선만 가지고 얘기를 하다 보니 소외감을 느낀다. 북한의 평강·세포·고산·안변·원산까지 이어지는 경원선을 복원하는 것을 북부 주민 모두가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연근·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