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화성동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행정관
박현숙 화성동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행정관
버스에서 내리는 한 남자. 그는 내리자마자 깊은 한숨을 몇 번 내쉬더니 발걸음을 재촉해 다시 어디론가 향한다. 그 걸음을 멈추려 이름을 부르기라도 하면 왠지 핀잔을 들을 것 같아 그냥 따라가기로 한다. 하늘도 보다가 휴대폰도 만지다가 무언가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는 이 남자.

"민상 엄마? 언제부터 쫓아왔어?" "그냥 발걸음이 너무 가볍길래 부를 수가 없더라."

"짜증 나고 복잡한 업무 끝내고 집으로 오니 좋을 수밖에… 민상이는?" " 학원 끝나고 집에서 TV 보고 있다더라."

"우리 아들도 바쁘네, 바빠!" " 그러네… 다들 바쁘네."

바쁜 일상을 끝내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마음은 얼마나 가볍고 행복할까? 하지만 오히려 가족을 건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들에게는 하루가 길고도 긴 터널과도 같을 것이다. 그저 몰래 쉬는 한숨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일 테지! 갑자기 엉뚱하고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만약 그들을 '참 인권 역'으로 안내해 줄 '인권 버스'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기본 권리를 보장받으며, 차별과 소외 속에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버스. 아무런 고민 걱정 없이 편안하게 목적지로 안내해주는 버스. 인권버스를 타는 순간만큼은 시민들 모두 인권을 보장받으며 사랑하는 가족에게 달려갈 수 있으니 귀갓길이 너무나도 편안하고 행복할 것이다.

사실 인권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는 경찰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찰은 한 사람 한 사람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운전대에서 눈을 뗄 수도, 목적지를 지나쳐서도, 난폭운전을 할 수도 없다. 경찰을 믿고 인권 버스에 다시 올라탄 시민들에게 늘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준다면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의 비인권적 행위는 나타나지 않게 될 것이다.

" 지금 내리실 역은 참 인권 역, 참 인권 역입니다. 두고 내리신 물건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 하신 후 안전하게 하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들이 참 인권 역에서 내렸다. 그들은 가장 밝은 미소와 당당한 발걸음으로 경찰들과 인사를 나누며 헤어진다.

우리 경찰들은 시민들이 내리는 종착지까지 언제나 함께하며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인권을 훼손하고 시민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불의에 당당히 맞서고 싸울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어렵기만 한 '인권'이라는 수식어를 던져버리고 늘 시민들을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보며 함께 손잡고 걸어갈 것이다.

/박현숙 화성동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행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