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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사회부 차장
"남북 정상이 손잡은 이 마당에 남자 세계에서 술 한잔 할 수도 있지…."

'해병대 6·13 지방선거일 대낮 술판'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다.

그렇다. 동료와 술 한잔하는 것을 우리는 '회식'이라한다. '회식'은 조직을 더욱 강하게, 업무의 능률을 향상시키는 일종의 '특약'과도 같다.

그러나 요즘 들어 '회식'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술판이 아닌, 다른 모임의 형식이다. 술이 없어도 '회식'의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기에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보더라도 아직 군(軍)은 시대적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듯 하다.

대낮에 그것도 '특공대'라 불리는 '해병대' 장교들이 '만취'할 정도의 술을 마셨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군문화이다.

특히, 선거날 당일은 국방부가 군(軍)에 '국방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태세 유지' 명령이 하달된 기간(5월28일~6월15일) 이었다. 해병대가 국방부 위에 있단 말인가.

만일 당시 그 어떠한 위험이 있었더라면 어쩔 뻔했나.

또 선거문화가 정착되는 요즘, 아마 당시 회식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가족은 가장과 함께 투표소로 가고 싶어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표어는 100% 지원자로 구성되는 해병대의 강한 자부심을 표현하는 용어로 해병대 특유의 교육훈련, 전우애, 충성심을 뜻한다. 또한 타군과 차별화되는 해병대의 명예와 전통 속에서 자기 자신이 해병대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상징한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대표 '특공부대'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대하는 해병대는 제보자 색출, 사건 회유, 축소 시도였다.

잘못됐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민과 약속하고 반성하면 될 일이었다.

국방부의 재조사를 통해 문제 여부가 결론 나겠지만 해병대 명예를 걸고, 이번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만취한 병사들을 '귀신 잡는 해병대'라 칭할 수 있겠는가.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