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사전' 정도상 작가 만남도
지금 한국 사회는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공존을 위한 장을 열고 있다. 이번 호는 세계의 변화를 예민하게 느끼며 <특집>을 다루고자 했다.
해방 이후 남북으로 갈린 혼란 속에서 벌어진 제주 4·3 항쟁으로 일본에 밀항,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김시종 시인 특집을 마련했다. 일본에서는 시집으로 발행되었으나 국내에서는 번역되지 않아 소개되지 못했던 '이카이노 시집'과 '잃어버린 계절' 중 10편의 시를 발췌했다.
가게모토 츠요시는 김시종 시인의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연대와 생활의 감각으로 풀어낸다.
남북 관계 개선과 변화의 문턱에서 <담담담> 코너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의 정도상 소설가를 만났다.
2005년부터 상임이사로 활동을 해온 그는 소 멸 가능한 언어를 보존하고, 남북한의 이질성과 차별을 막아내는 첫 번째 일로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강조한다.
<비평> 코너에서 이진경 평론가는 김시종 시인의 국내 미발표 시집인 '화석의 여름'을 중심으로 어긋남의 공간에 대해 철학적 사유를 펼쳐보였다.
<우현재> 에선 송학사라고 불리던 군 기무부대 건물의 역사와 변화를 살펴보며, <민중구술> 에서는 제주에서 매해 진행되는 '4·3 증언본풀이 마당' 중 2017년과 2016년에 증언된 발화 일부를 발췌해 실었다.
이번 호 창작란에 실린 소설가 김세희·황경란의 신작 단편은 우리 삶의 맥락을 핍진하게 재현하는 한편 진지한 성찰을 이끌고 있다.
시란에서는 황인숙, 이경림, 오석균, 박인자, 김박은경, 권오영, 김시언, 주민현 시인의 날카롭게 벼려진 신작을 통해 삶의 연륜과 세상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만날 수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