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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제너럴 일렉트릭(GE)이 다우지수 30대 구성 종목에서 제외됐다. GE는 다우지수 출범 때 포함된 종목 중 하나였다. 한때 잠시 다우지수를 떠난 적도 있으나 1907년 다시 편입돼 111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GE의 다우지수 제외는 미국 증시에 큰 충격을 주었다. 말이 제외지 사실상 쫓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GE 주가는 다우지수가 32% 상승한 데 비해 46% 하락했다. 그 기간 시가 총액은 다우지수 퇴출 수준인 1천6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가정에 공급되고 전구와 라디오, TV, 냉장고 등 각종 전기제품은 인간의 삶을 상상 이상으로 바꿔놓았다. 제트엔진으로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에 들어갔고, 엑스레이로 인간의 생명은 연장됐다. 이는 모두 GE가 기술을 개발했거나 상용화 해 가능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GE는 한때 전 세계 산업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경영 교과서'라 할 정도로 미국 최우량 기업의 상징이자 황제였다. 하지만 GE는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GE의 찬란했던 역사가 끝날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황제 기업'이 그저 그런 '보통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황제주 삼성전자가 굴욕의 시간을 맞고 있다. 지난 4월 25일 50대1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5월 4일 액면 분할 후 첫 거래를 5만3천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이제 4만5천원 붕괴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뿐이 아니다. 공매도와는 거리가 멀었던 주식은 액면분할 후 쏟아지는 공매도 물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매도의 표적이 되다니,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삼성전자 주가하락 원인을 실적악화, 미·중간 무역전쟁, 중국의 반도체 추격으로 꼽지만, 정부의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도 압박'을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실제 지난달 30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 2천700만주를 매각하자 주가가 3.51% 급락해 처음으로 5만원선이 무너졌다. 손해를 본 개미투자자들은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국민주에서 국민 잡주로 떨어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연일 팔아치우는 지금, 삼성전자는 황제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이 굴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황제기업 GE의 다우 퇴출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이영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