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아전인수격
높은 경제성장과 관광에 비해
빈곤과 제도적 이질성 때문에
다양한 혼돈 경험할 수밖에 없다

'Incredible INDIA (믿기지 않는 인도)'.

정상환
정상환 국제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
인도 관광청의 슬로건이다.

때로는 신비의 땅으로, 때로는 국제사회의 줏대 있는 제3세계의 맹주로, 때로는 세계의 순례자들을 모으는 정신세계의 대지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 세계 7위의 영토와 13억의 인구, 인종 박물관, 18개의 공용어, 히말라야의 혹한과 남부의 폭염까지 다양한 지형과 기후의 인도. 혼돈의 질서와 다양성의 통일을 이루는, 이해하기 보단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나라다.

한 달을 여행하면 글이 한편 나오고, 1년을 살면 책이 한 권 나오며 10년을 살다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라는 표현이 적절한 이유다.

인도는 다양한 환경 안에서 다양한 철학을 관철시켰고 여러 종교를 탄생시켰다. 더불어 각기 이질적인 문화를 생성하고 공존하며 살고 있다. 이제 인도는 다양성의 조화를 이루며 영광된 무굴 제국의 역사를 재현하려 한다.

인도는 91년 경제 자유화를 시행한 후 연평균 6~7%의 고도성장을 달성하며 세계 3위의 구매력을 가진 대형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추세라면 인도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추월할 것이며 30~50년간 세계 최고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2050년경에는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 믿기지 않는 인도의 경제적 활력은 영어를 구사하는 질 높은 노동력, 사회주의 경제 운용의 변화, 높은 기초 과학 기술 등에서 비롯된다. 현재 인도는 경제여건의 안정과 투자의 활성화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세계 투자자들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이 되었다.

깨어나 서서히 달리기 시작한 코끼리 인도. 그 등위에 올라타기 위한 국제적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와 경제적인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신흥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고, 이를 거점으로 보다 다양한 주변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 외교 분야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강대국들은 인도에게 전략적 파트너로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73년 수교 이래 45년간, 글로벌 시장의 개척과 떠오르는 경제 대국과의 우호적 관계 증진뿐만 아니라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인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은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확인하고 격상,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의 실현을 위해 우리는 인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인도에서 당황과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이슈들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아전인수적이다. 높은 경제성장의 자랑 및 관광의 경이와 더불어 빈곤의 처참함과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제도적 문화적 이질성 때문에 다양한 혼돈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각종 미디어에서 내놓는 장밋빛 전망만 보고 뛰어들었을 때 가장 많이 실망할 나라가 인도다. 그 열악한 인프라 수준과 거리의 거지들을 본다면, 이 나라가 과연 경제발전을 하고 있는 나라인지, 궁금증이 강하게 들것이다. 인도에 대한 환상을 깨고 현실을 눈으로 직시하여야 한다.

달리는 코끼리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이 믿기지 않는 나라'에 대한 이해의 차원을 넘어 수용과 동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상환 국제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