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행사 가로막힌 인천논현역 상가5
5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논현역 3·4번 출구 인근에 약 4m 높이의 울타리가 설치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어 인근 상가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3·4번 출구 앞 4m 높이 울타리
시야 가린 인근 상가 매출 타격
건축주-시공사 '책임 떠넘기기'
"1층 가게 30곳 직격타" 하소연


5일 오전 11시께 수인선 논현역 3·4번 출구 앞 논현동 731의4. 공원과 주차장이 있는 3천431㎡의 철도용지 외곽에 약 4m 높이의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울타리에는 '인천논현역개발 증축공사' 건축 허가 안내문과 함께 시공사인 한양건설(주)의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건축 허가 안내문은 있지만, 이곳은 지난 6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논현역 창문 쪽에서 울타리 너머에 있는 1층 상가는 펜스에 가려 어떤 가게가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유치권 분쟁으로 인근 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논현역 3번 출구 맞은편 상가 건물 1층에서 4년간 카페를 운영하는 안미희(58·여)씨는 "역세권이라는 점이 있어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하면 400만원 정도가 드는데 지금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절반이 줄어 임대료, 관리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골손님 중 몇몇도 '답답해 보인다', '찾아오기 힘들다'며 발길을 끊고 있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논현역은 올해 기준 한 달 평균 26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역세권 혜택'을 기대, 주변 다른 지역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며 장사하는 상인 중에는 펜스 설치 이후 급격히 하락한 매출로 가게 임대료를 내는 것조차 부담이 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현역 인근에서 4년 동안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용(44)씨는 "특히 울타리 바로 앞에 있는 상가 1층 가게 30여 곳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시야를 가리는 울타리라도 제거해줘야 하는데 이런 조치들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5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논현동 731의4 부지에는 지하 4층 지상 5층, 연면적 2만164㎡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이 지어질 예정이었다. 현재 건축주는 (사)새마을운동중앙회 중심의 특수목적법인인 '인천논현역개발주식회사'이고 시공사는 한양건설(주)다.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시공사인 한양건설(주)는 건축주 쪽의 일방적 통보로 그동안 투입된 30억원을 손해 봤고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새마을운동중앙회는 한양건설 쪽에서 이행보증금을 내지 않는 등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고, 펜스도 착공 허가가 나기 전에 협의도 없이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주변 상가에 피해가 큰 만큼 사업 정상화를 위해 사업자 등에게 지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