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알 낳은듯… 검역당국 비상
올봄 유입 추정, 경로는 파악 못해
인천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의 여왕개미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돼 검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인천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야적장에서 6일과 7일 이틀간 700여 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6일 붉은불개미 70여 마리가 나왔고, 7일에는 여왕개미 1마리, 애벌레 16마리, 일개미 560여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검역 당국은 8일 오전에도 조사를 벌였으나, 붉은불개미를 추가로 발견하지 못했다. 검역 당국은 앞으로 일주일간 추가로 붉은불개미가 발견되지 않으면, 합동조사를 중단하고 방역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붉은불개미가 나왔지만, 여왕개미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왕개미가 애벌레와 함께 나왔다는 것은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았다는 의미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군집 내에서 공주개미나 수개미 등 생식을 위한 개체가 발견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다행히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봄 인천항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유입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첫 발견 지점에서 80m 떨어진 곳에서도 일개미 50여 마리가 나와 다른 여왕개미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검역 당국은 발견 지점 200m 내에 있는 컨테이너를 반출 전 소독하고, 야적장에서 추가 정밀조사를 벌인다. 유입 원인, 시기, 발견 지점 사이의 연계성 등을 밝혀내기 위해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한 역학조사도 진행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붉은불개미의 번식과 활동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며 "외래병해충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이다. 붉은불개미에 쏘이면 통증과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세균에 감염될 수 있지만, 독성은 꿀벌보다 조금 높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가축에게 피해를 주고 전기 설비 등을 망가뜨릴 수 있어서 확산을 막기 위한 검역과 방제가 필요하다.
한편 박남춘 인천시장은 8일 인천 남항 현장을 방문, 시 차원의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예찰과 방역 활동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