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늘리고 채무상환능력 확대를
지역특성 감안 자체 정책개발 필요
예산편성때 생활비 지원 강화 통한
지출감소 소득증대 소홀함 없어야

당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하의 과잉유동성에 기인한 가계부채 증가, 소득부진과 경기침체 지속, 향후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배경으로 한다. 이에 대처하여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당 평균근로시간 단축 등에 의한 일자리 확대와 근로자의 소득증대가 핵심이다. 물론 산업생산과 소비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1년여 정책추진 결과 긍정적 평가보다 고용절벽과 소득불평등의 확대에 따른 불만이 만만치 않다. 이에 더해 조선업·자동차산업과 내수 부진 지속, 최근의 미·중 무역전쟁 등은 향후에도 일자리 증가를 옭죄고 있어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지속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발표되는 정책들을 보면 추가소득을 통해 처분가능소득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기존의 적극적 정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교육비를 포함하여 보육비를 낮추고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통해 주거비를 경감하거나 광역알뜰카드를 확대하여 교통비의 인하를 꾀하고 있다. 공공와이파이 확대나 휴대폰 가격 투명화를 통해 통신비를 경감하는 등 재정확대를 통한 생활비 절감 등 지출감소를 통해 처분가능소득을 늘리는 소극적 정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소득을 늘려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면 지출을 줄임으로써 처분가능소득을 늘려 저축을 확대하고 가계채무 상환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을 옮길 수도 있겠다. 이러한 가운데 각 지방은 나름대로 6·13선거후 당선자들의 공약사항 추진을 위한 각종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인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놓고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변화 조짐에 맞춘 인천 시 정부의 공조방안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우선, 인천도 경제환경이 소득주도 성장정책에만 매달리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여파로 금년중 일용근로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비임금근로자 수가 증가하는 대신 그만큼 임금근로자수가 감소함과 아울러 상용노무자 수는 감소하고 임시근로자가 증가하여 노동의 질이 악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하락하였지만 실제로는 최근 서울, 부산, 대구 등의 실업률 상승에 따른 반사효과에 불과한 면이 크다. 주52시간 근무제한이 고용증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생산 감소로 귀결되어 광역버스업계의 버스운행횟수가 감소되어야 할 상황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아도 여건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17년 3월말 현재 16개 광역시·도 중 인천의 가구당 부채는 4위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자산규모는 12위에 불과하여 순자산이 14위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소득수준이 8위에 그치고 있어 소득 증가에 의한 부채의 감소와 순자산 규모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 인천가계 재무상태의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수준 제고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동시에 생활비경감을 통한 지출감소와 이에 의한 저축증대와 채무상환능력의 확대가 긴요하다는 말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5년을 기준으로 가계의 목적별 소비지출 구성비를 보면 인천의 경우 가계의 교통비 및 통신비가 가계소비지출의 27.3%를 차지하여 전국보다 1.6%p, 서울보다 3.9%p가 높다. 의류 및 신발, 가구집기, 의료보건, 음식숙박비 등 이동이 잦은 가구에서 높게 나타나는 비목을 더하면 그 구성비가 40.8%로 전국보다 2.6%p, 서울보다 7.1%p나 높은 반면 교육비는 4.3%로 전국보다 1.2%p, 서울보다 2.8%p나 낮게 나타나 생활비 절감대책이 절실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인천의 특성을 감안하면, 중앙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더하여 기업의 매출과 고용 증가, 노동생산성증대를 위한 시설 및 R&D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지원의 선별성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 아울러, 정부의 생활비 경감대책을 확대 추진하기 위한 인천시 자체의 정책개발 역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향후의 추경과 내년예산 편성시 생활비 지원 강화를 통한 지출감소에 초점을 둔 소득증대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
/김하운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