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101000819500039301.jpg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신경과) 김지수 교수 프로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어지럼증은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는 원인 중 무려 2위를 차지합니다. 전체 인구에서 두 명 중 한 명은 살면서 한번쯤 경험할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 연구팀이 반복적인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질환을 발견해 국내외 학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연구 논문은 임상신경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 2018년 6월호에 게재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어지럼증센터 이선욱 전임의(제1저자)와 센터장인 김지수 교수(책임저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에 의해 이뤄졌다.

김 교수 연구팀은 각종 전정검사와 자기공명영상에서도 특이사항을 보이지 않아 원인을 알 수 없는 반복적 어지럼증을 보였던 환자 33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일부 환자에서 소뇌와 뇌간의 전정기능이 불안정하고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있는 등 기존 어지럼증 환자들과는 차별화되는 특성이 발견됐다.

이들 환자에서 보이는 눈 떨림은 메니에르병, 전정편두통 등 다른 어지럼증 질환에서 나타나는 눈 떨림에 비해 2~3배 정도 길게 지속된다. 때로는 어지럼증의 강도가 매우 높게 유발됐고 공통적으로 심한 멀미 증상을 호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새로운 질환은 머리를 좌우로 반복적으로 흔든 후 유발되는 눈 떨림을 관찰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법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환자들의 뇌기능이 불안정하고 예민해져 있더라도 평상시에는 증상에 어느 정도 적응된 상태이기 때문에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신체 내의 변화 혹은 외부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이러한 적응 상태가 교란될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환자들에게 신경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인 '바클로펜'을 투여할 경우 어지럼증 및 멀미 증상이 크게 호전되며 안진(눈 떨림)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기존의 검사 기법으로는 진단하지 못했던 새로운 질환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가 원인 미상의 반복성 어지럼증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기자 sigg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