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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개사육장을 배회하는 맹견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care) 제공

LH가 하남 감일지구 내 불법 개사육장 학대견 구조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 책임회피 논란이 제기(경인일보 6, 9, 10일자 7면 보도)되는 가운데 불법 개사육장에서 탈출한 맹견이 다른 개를 물어 죽여 119구조대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LH는 자신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논란이 커진 뒤에야 학대견 보호를 위한 별도의 보호사육장을 설치키로 해, 스스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12일 하남시와 하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30분께 하남시 감이동 불법 개사육장에서 탈출한 도사견 5마리가 다른 개들을 물어 죽이는 등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출동, 마취총으로 4마리를 포획했지만 1마리는 찾지 못한 채 철수했다.

앞서 하남시와 동물권단체 케어(care)는 배설물과 곰팡이가 핀 음식물 쓰레기 오물로 뒤섞여 있는 불법 개 사육장에서 학대견을 보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별도의 보호사육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토지소유자인 LH에 요청했었다.

하지만 LH는 예산 부담과 불법 개사육장 업자들을 상대로 명도소송 등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책임 회피 논란까지 제기되는 상태다.

불법 개 사육장에서 발견된 300여 마리의 학대견 중 절반가량인 142마리가 격리 조치할 공간이 부족해 비위생적인 현장에 여전히 남겨져 있고, 활동가 등이 주는 물과 사료만 먹고 별다른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맹견 탈출 소동이 벌어지자 LH는 뒤늦게 불법 개사육장 인근에 별도의 학대견 보호사육장을 설치키로 했고, 오는 16일 오전 학대견들을 옮겨 보호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불법 개사육장은 위생적으로 문제가 많은 상태이지만 학대견이 많아 옮길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별도의 보호사육장을 마련해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LH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