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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2세대 안내로봇 '에어스타' 시연회를 한다고 해서 가봤다. 로봇에게 "○○ 안내해줘"라고 하니, 알아듣고는 "따라오세요"라며 여객을 안내했다. 안내를 완료한 뒤에는 만족도를 묻더니 '매우 만족'을 터치하자 웃는 얼굴 모양이 나타났다. 한 외국인 여객은 그런 로봇에게 "cute(귀엽다)"라고 하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인천공항은 '스마트공항'을 기치로 내걸고 안내로봇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안내로봇뿐만 아니라 '안면 인식 출국심사', '홈 체크인·백드롭 터널형 보안검색'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인천공항의 도전은 일단 호평을 받고 있다. CNN은 지난 4월 아시아지역 공항들을 소개하면서 인천공항의 특징으로 '로봇'을 꼽은 바 있다. "인천공항에서의 재미는 로봇 무리가 여객들을 돕겠다며 공항을 돌아다니는 것을 볼 때 시작된다. 안내데스크나 복잡한 터미널 지도를 찾는 것은 잊어도 된다."

인천공항 사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지 해외 항공사에서도 로봇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네덜란드 국적항공사인 KLM 네덜란드항공은 여객의 짐을 나르는 자율주행 운반 로봇 '케어-E(Care-E)'를 최근 공개했고, 미국 뉴욕 JFK공항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신기한 것',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혹시라도 공항의 안정적 운영에 지장을 주는 무리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주변에 드론을 띄워 조류를 퇴치한다고 하는데, 굳이 비행금지구역(관제권)에 드론을 띄워 새를 쫓아야 하느냐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안내로봇 경우도 여름 극성수기 혼잡한 공항에서 여객 통행에 불편을 줄 수 있고, 혹시나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운영해야 한다.

/홍현기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