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가 10년 사이 가장 저렴
삼계탕은 작년比 400원 올라
원재료 싸도 외식물가 못잡아
닭고기 값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는데도 여름철 대표 보양식 삼계탕의 외식 가격은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삼계탕 가격도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한 판매 호조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경기도 내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삼계탕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1만3천원대에 진입했다.
지난 2015년 1만2천원대에 들어선 뒤 천원 단위가 바뀐 것은 3년 만이다. 전년 동기 대비 400원 올라 최근 3년 사이 가장 큰 인상폭을 보였다.
반면 닭고기의 ㎏당 소매가격은 4천600원으로 지난해 5천500원보다 16%(900원) 하락했다. 4천원대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며 최근 5년 동안은 5천200~5천500원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삼계탕 외식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초복 등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인 데다 태풍과 폭염으로 채소 등의 부재료 값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운영비 상승도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원재료의 가격 하락에도 외식 물가를 잡는 데는 실패한 것.
게다가 간편식 삼계탕의 가격도 판매 상승에 힘입어 꾸준히 오르는 모양새다. 업계 조사 결과 대형마트 등의 간편식 삼계탕 가격은 전년대비 5~10% 올랐다.
매출은 전년대비 30%가량 신장됐다. 특히 이례적인 폭염으로 가정에서 직접 삼계탕을 끓이는 것을 주저하고 있어 올해 간편식 매출은 더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외식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의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이 비싼 가격으로 외면받을까 우려된다"며 "실제로 최근 가격이 하락한 전복 등이 삼계탕 대신 보양식으로 인기를 끄는 추세"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