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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연출자로서 기획 공연 준비 중인 인천시립무용단의 유봉주 단원.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창작품 1시간여 분량 기획 '첫 무대'
'보통사람들 일상' 연극적 요소 도입
무용수로서 볼 수 없던 모습 돌아봐


인천시립무용단이 무용수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안무 능력을 갖춘 단원들의 기량을 펼쳐 보일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

시립무용단은 지난 5월 자체 오디션과 쇼케이스를 통해 단원들이 안무·연출한 세 작품 중 유봉주(49)의 '인사이드-아웃(Inside-Out) : 산-64번지'를 선정했다.

시립무용단은 이전에도 '단원 작가전'이라는 기획으로 단원들이 창작한 소품들을 무대에 올린 적이 있지만, 1시간여에 이르는 하나의 창작품으로 기획 무대를 꾸미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립무용단의 객원 단원으로 활동하다 2001년 정식 입단한 유봉주는 이후 2016년에 열린 제80회 시립무용단 정기공연 '하아얀 소년'에서 주역을 맡는 등 최근까지 다양한 공연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또한, 시립무용단의 '호두까기 인형'과 '문학 속으로 - 독백에 머물다', '춤추는 동화 - 신데렐라' 등의 안무도 맡았다.

다음 달 31일 오후 8시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려질 'Inside-Out : 산-64번지'의 안무·연출자로서 공연 준비에 한창인 유봉주와 23일 연습실에서 만났다. 안무자는 이 작품을 '댄스 드라마'로 정의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무용이 추상적이면서 이미지 위주의 장르로 평가받지만, 저는 이와 달리 구체적인 내용으로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추구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작품에서도 무용에 연극적 요소(이야기)를 도입해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펼쳐 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nside-Out : 산-64번지'의 배경은 재개발을 앞둔 구도심 지역이다.

제목의 번지수 '64'에서 볼 수 있듯, 안무자는 평균보다 조금 못하거나 나은 4와 6 사이의 사람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았다. 이를 통해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홀몸 노인과 취업 준비생, 결혼 못한 여인 등이다.

주인공 등장 시 상황에 어울리는 우리 가요가 무용 음악으로 쓰이는 등 마치 콘서트와 같은 무대로 관객을 이끌 전망이다.

유봉주는 "무용수가 안무하는 것은 예술감독님을 비롯해 여타 안무자들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며, 무용수로서 스스로 볼 수 없던 내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무대 또한 열심히 준비해서 관객에게 평가받고, 나 스스로 발전할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