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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인기. /연합뉴스DB

한국수제맥주협회가 24일 "종량세가 무산되면 국내 수제맥주산업이 후퇴한다"며, 종량세 도입 등 맥주 과세 체계의 변경을 촉구했다.

수제맥주협회는 이날 2차 입장문을 통해 "(맥주)종량세 도입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제도를 확립해 다양하고 품질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종량세 체계와 관련해 '만원에 4캔'이 사라진다는 것과 증세 프레임으로 흘러가며 소비자의 오해가 생기고 종량세 개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종량세 도입의 목적은 국산을 애용하자는 것이 아니고 증세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2019년 세제 개편안' 발표에 맞춰 맥주 주세 개정을 건의했다. 기재부 역시 맥주에 부과하는 세금을 현행 출고가 기준의 종가세 대신 알코올 도수나 전체 양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이 가중되자 세제 개편안에서 맥주 종량세 전환이 제외됐다.

이에 수제맥주협회는 "종량세와 종가세는 각기 장단점이 있는 제도이지만 종량세를 도입함으로써 탈세요인과 과세행정의 감소효과가 있다"며 "품질향상과 소비자 기호에 따른 다양한 제품개발에 대한 유인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1만원에 4캔' 행사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제맥주협회는 "종량세가 돼도 (수입맥주의) 가격대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가 맥주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고가의 맥주들은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종량세를 도입하더라도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은 중소기업 기준상 소기업(음료제조업 소기업 120억 원 이하, 중기업 800억 원 이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업체들로, 규모가 작고 주세보다 제조원가의 비중이 높아 종량세의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하다"며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이 종량세를 찬성하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새롭고 품질 좋은 맥주를 만들고 선보여야하는 수제맥주의 철학과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수제맥주협회는 그러면서 "종량세 도입과 관련해 본질에서 벗어난 소모적인 논쟁을 즉시 멈추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세제도, 소비자 효익이라는 관점에 집중해 정부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종량세가 도입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맥주 과세체계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이다.

그러나 국산 맥주는 국내 제조원가에 이윤·판매관리비를 더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데 비해 수입 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신고가격이 과세표준이라 결과적으로 수입 맥주에 세금이 덜 매겨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알코올 함량이나 술의 부피·용량을 기준으로 매기는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마찰을 빚고 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