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시도자 사후관리기관' 선정
서·중구 등 북부권 시민 대상사업
응급처치 후 회복·치유 '사례관리'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이 보건복지부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 기관'으로 선정돼 7월 1일부터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운영 중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인하대병원에 이어 4번째로 선정된 국제성모병원은 인천 서구, 중구(영종도) 등 인천 북부권 시민을 상대로 자살 예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자살을 시도해 국제성모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사후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자살 시도자가 이 병원 응급실에 오면 응급처치가 끝난 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전문의를 만나 의학적 상담을 받는다.

또 사례관리자(정신보건 사회복지사)와 함께 자신의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사례 관리'를 받게 된다.

허순강(28) 사례관리자는 "보통 자살 시도자는 신체적 질환, 경제적 어려움 등 복잡한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 분들이 혼자서 풀기 어려운 경제적·신체적 어려움을,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우리가 도와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들이 병원 밖을 나서기 전 사회사업팀이 '환자·가족 심리 상담', '지역 사회 지원 연계' 등을 돕는다.

천덕희(52) 사회사업팀장은 "병원에서 치유 과정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면 다시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집 환경을 바꾸거나, 부모를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성모병원은 생명 사랑 위기 대응 센터 운영으로 병원 주변 지역 자살 시도자에게 빠르고 다학제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퇴원 후 지속적인 관리로 사회적 복귀를 돕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장 구민성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자살률 감소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며 "자살시도자에 대한 의학적·사회적 조기 개입과 지원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성모병원에 따르면 인천의 자살 사망률은 5.4%(2016년 기준)로 17개 시·도 중 울산(5.5%) 다음으로 높았다. 최근 2년간 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자살 시도자는 지난 해 267명으로 전년도(204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