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목표치인 33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천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는 152만 4천200TEU로, 지난해 상반기(146만9천495TEU)보다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 표 참조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교역의 60%를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입 물동량이 많이 늘어나지 않아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천~중국 항로를 이용하는 미국 수출 관련 원자재와 중간재 물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게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인천항의 올 상반기 대중국 물동량은 89만4천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고작 1.9% 늘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인천~중국 항로에서는 전년(2016년) 상반기보다 19.7% 증가한 물동량을 처리했다.
인천 신항 개장 효과가 반감된 것도 물동량 증가율이 떨어진 원인으로 꼽힌다. 2015년 6월 신항이 개장한 이후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2016년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8.2%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18.7%의 물동량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이 완전개장했지만,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물동량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인천항만공사가 올해 목표로 세웠던 330만TEU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항만공사는 수입 화물 168만TEU, 수출은 154만9천TEU, 환적 화물 2만 6천TEU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수입 화물은 78만2천538TEU, 수출 화물은 72만6천871TEU, 환적 화물은 1만1천247TEU에 불과했다.
하반기에 물동량이 집중되는 컨테이너 화물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목표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과 내수 경기 침체 등 하반기 대내외 여건이 상반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다음 달 미·중 무역 분쟁 대책 마련을 위한 세미나를 여는 등 물동량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벌크와 컨테이너 물동량을 합한 인천항 전체 물동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7% 줄어든 1억 751만 8천600t으로 기록됐다. 인천항만공사는 벌크 물동량이 8.9% 감소하면서 전체 물동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