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도정 '의혹'에 가려지니 안타까워
오기가 생길만 하지만 부릴 일은 아니다
불공정한 것들 청산 '희망의 경기도' 만들길

두 사람을 향한 김 의원의 발언에 담긴 정치적 함의는 해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기로 하자. 다만 김 지사는 '보호해야 할 사람'이고 이 지사는 '탈당해야 할 사람'이라는 자의적 규정은 지나치다. 김 지사의 드루킹 연루 혐의나, 이 지사의 사생활 관련 의혹은 당사자가 해명해야 하며 방법은 법대로 하는 것 뿐이다. 법으로 혐의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법적 책임을 지고, 그 반대라면 면책받으면 그만이다. 법적 면책과 상관없이 세상의 불신이 지속된다면 그거야 당사자가 감수해야 할 정치적, 인간적 부담이다. '당의 보호'와 '탈당 권유'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정치적 판단이 법의 판단에 앞서면, 법적 결론의 사회적 수용이 힘들어진다. 법치의 위기가 만성화할 수 있다. 김기춘의 승용차 앞유리로 돌진한 시민이 이를 증명한다.
이쯤에서 이 지사에게 모든 의혹들을 법에 맡길 것을 권고한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이 지사는 지방선거 중에는 물론 지사 취임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사는 모두 부인하고 해명했지만 말로 결론 날 문제가 아니다. 이미 김부선과 형님 의혹은 상대방과의 맞고발로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다. 조폭연루 의혹은 해당 방송프로그램과의 법적조치 돌입을 예고한 만큼 미루지 말고 돌입하면 된다.
그리고 이제 도정에 전념하기를 바란다. 도지사에게 도정에 전념하라는 주문은 모욕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모욕이 아니다. 도정에 전념하기에는 제기된 의혹과의 전쟁(?)에 내공을 지나치게 소진했을까봐 하는 걱정이다. 7일 서울에서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도 그랬다. 경기도의 국제다큐영화제가 아니라 '이재명 다큐'가 화제가 됐다. '이재명 도지사 다큐가 만들어진다면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을 건가'라는 질문은 무례했다. '얼마든지 찍어도 좋다. 대신 다큐를 빙자한 판타지 소설은 안된다'는 답변은 유려했다.
도정에 전념하려면 정치인 문법에서 경기도지사의 문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치언어로 대응했던 의혹들은 법의 판단에 맡기고, 도정 메시지 발신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처럼 의혹을 시비하는 모든 상대와의 공방에 심력을 소모하면 지사직 수행이 왜곡될 수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현안이 집약된 광역단체다. 경기도만의 힘으로 풀 수 없다. 중앙정부의 합리적인 조력이 필요하고 때론 야당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 지사의 언어가 계속 정치분쟁에 머물면 경기도정 대신 이재명과 정치권력과의 이해관계만 선명해진다. 정말 이재명을 죽이려는 거대 기득권이 있다면, 경기도정도 함께 위험해지지 않겠는가.
'이재명 다큐'가 아니라 "지원은 하되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이재명의 문화행정 원칙'이 주목받았어야 했다. 관급공사 원가공개는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 할 정책이었다.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 셈법을 바꾸어 예산절감을 하자는 건의는 정부가 주목해야 할 제안이다. 의미있는 이재명표 도정이 '의혹'에 가려지거나 보도자료로 소비되니 안타깝다.
오기가 생길만 하지만 부릴 일은 아니다. 의혹은 법에 맡기고 "불의, 불공정, 불투명한 것들을 청산하며 공정하고 모두 함께 누리는 새로운 희망의 땅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도정에 전념하시라.
/윤인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