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균 저수율 57% '경계단계'
가축 폐사·해충 피해 농촌 '시름'
한탄강·축령산 계곡등 '발길 뚝'
피서지 '개점휴업' 한강엔 녹조도


장기 폭염에 좀처럼 볼 수 없는 여름 가뭄까지 겹치면서, 경기도민들이 '다(多)중고'를 겪고 있다.

날씨 때문에 수면장애 등 일상이 무너짐은 물론, 농촌에서는 가축의 폐사와 작물의 고사 등이 연일 이어지면서 시름도 깊어진 상태다.

게다가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관광지 등도 말라버린 폭포와 계곡 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철 장사를 망치게 됐다.

8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도내에는 29일 연속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전날 내린 소나기가 열기를 식혀줄 듯했지만, 오히려 습도만 높이며 더위를 더 체감케 했다.

폭염에 가뭄까지 말썽이다. 여름이면 폭우로 넘치는 비가 문제였는데 이제는 비가 오지 않아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것 같다는 농촌의 한숨이 나온다.

실제 여름 가뭄이 이어지면서 이날 현재 경기도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7.6%로 경계단계를 보이고 있다.

용인시 이동저수지의 경우 47%의 저수율로 저수지 일부가 바닥을 드러내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축산농가는 물론 농작물의 피해도 늘고 있다. 고온에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작물이 말라죽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도내 42개 농가 39.77ha의 밭에서 작물고사 및 잎마름, 시듦 현상이 발생했다.

폭염으로 해충 피해도 늘고 있다. 노린재 주의보 등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이와 관련해 농가에 관리 당부를 전달한 것도 여러 차례다.

올해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315개 농가에 60만9천698마리로, 지난해 276개 농가 41만1천 마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로인해 먹거리 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물없는 도내 피서지는 개점 휴업이다. 연천 한탄강, 남양주 축령산 계곡 등 폭염이 오면 사람들로 붐볐던 대표적 도내 피서지들이 가뭄으로 오히려 기피지역이 됐다. 고양 지역 한강 하류에는 녹조가 발생해 환경재앙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한편 폭염은 8월 중순까지 이어지다 점진적으로 최고기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을 식혀주고 가뭄을 해갈할 큰 비 소식도 당분간 없다는 예보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