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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4시 발표 기준 제14호 태풍 야기 예상진로. /기상청 날씨누리

사상 최악의 폭염을 꺾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제14호 태풍 '야기(YAGI)'가 서쪽으로 밀려 중국으로 향한다.

태풍의 위력도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면서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여, 태풍 야기가 폭염을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이 될 전망이다. 

뒤 이어 발생한 제 15호 태풍 '리피(LEEPI)'도 발달하지 못한 채 일본 남쪽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폭염의 기세가 꺾이기 위해서는 한반도에 폭염을 몰고 온 원인으로 꼽히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한반도 주변 고기압들이 약화기를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4호 태풍 야기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타이완 타이베이 동묵동쪽 약 260㎞ 해상에서 시속 25㎞ 가량의 속도로 서북서진 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야기가 다음날 오전 중국 상하이 남쪽 육상에 상륙한 후 중국 내륙으로 계속 서북서진해 14일 오후께 중국 칭다오 서쪽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변질돼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해 산둥반도 부근을 거쳐 북한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던 태풍 야기가 이처럼 약화된 채 중국 내륙으로 상륙할 경우 우리나라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태풍의 세력도 약해 다량의 수증기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한반도에 많은 비를 가져오기도 힘들 것으로 보여 이번 주 초에도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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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야기가 중국에 상륙한 이후 15~16일께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엿보인다 . 사진은 지난 6일 국지성 소나기가 내린 수원시내 모습. /경인일보DB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태풍 야기가 북상해 소멸한 즈음부터 한반도 주변의 기압배치가 변화될 가능성이다.

기상청 수치예보 모델 분석에 따르면 태풍 야기가 소멸한 이후 15일께부터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강한 저기압대가 형성되고, 폭염의 원인이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동쪽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럴 경우 15~16일께에는 우리나라에 구름이 많이 끼고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더 위축되고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달한 강한 저기압과 남태평양상에서 발달한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 주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오는 20일 이후로는 비가 자주 내리는 변화 많은 날씨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음주에는 길고 길었던 '폭염 고기압'의 지배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