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도 전국은 절절 끓는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밤잠을 설치게 했던 열대야가 17일 아침 사라지면서 길고 길었던 폭염의 기세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에도 전국 대부분 지방에 30도를 훨씬 넘는 폭염이 계속됐다.
이날 오후 1시를 기준으로 서울은 36.9도, 수원이 36.7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춘천 34.7도, 홍천 36.6도, 강릉 30.2도, 대전 37.8도, 천안 35.5도, 광주 35.9도, 순천 33.6도, 대구 34.1도, 제주 30.9도 등 전국 대부분 지방이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다만 남쪽에서 다가오는 열대저압부(태풍 리피 소멸)의 영향으로 부산이 27.5도, 울산 29.8도, 통영 27.3도 등을 나타내고 있으며,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속초 29.5도, 동해 27.9도 등 일부 지역이 30도를 밑돌면서 무더위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가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낮 최고기온이 35도 내외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전날까지 강원 영동지역과 제주 서남부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려졌던 폭염특보를 이날도 계속 발령했다.
아울러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경기동부와 강원영서, 충북북부와 전라도(남해안 제외) 지역에는 오후들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상했다. 태풍 리피에서 약화된 열대저압부가 북상함에 따라 전남남해안과 경상도·제주도는 일부 지역에 한때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이 예상한 16일 오전 6시(왼쪽)와 17일 오전 6시 예상 기온분포. 16일은 서부와 남부지역에 25도를 넘는(초록색) 열대야가 나타나지만, 17일에는 남해안과 제주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 열대야가 사라지겠다. /기상청 홈페이지
하지만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국의 폭염은 17일 새벽 열대야가 사라지면서 한풀 꺾일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겠지만, 밤사이에 기온이 떨어져 '잠 못 이루는 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국에 무덥고 습한 공기를 공급했던 남풍의 기세가 꺾이고, 북쪽 중국과 러시아쪽에서 발달한 대륙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확장하면서 북쪽에서 찬공기를 실어나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기상청이 예상한 17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8~25도로 16일 예상 최저기온(23~27도)보다 최고 5도까지 낮아지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이 24도, 인천·수원 22도, 대전 23도, 대구 22도, 부산·광주 23도, 제주 24도 등이다.